[노무현 前 대통령 서거] LA타임스 "너무나 인간적인, 그래서 결점도 있는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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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신·해외동포 반응
세계 주요언론 "한국정치의 딜레마가 만든 비극"
워싱턴 등 분향소 설치… 동포들 "국론 분열은 안돼"
세계 주요언론 "한국정치의 딜레마가 만든 비극"
워싱턴 등 분향소 설치… 동포들 "국론 분열은 안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외 주요 언론들은 "한국 국민들이 충격과 슬픔에 빠져들었다"고 보도했다. 분향소 표정 등을 자세히 전하며 노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가 향후 정국 변화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노 전 대통령은 정치 인생 내내 부패와 싸워 기성 정치인과 다르다고 생각됐다"며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과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패 사건으로 인기를 잃었고 대중 앞에서 창피를 당하느니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길을 택했다"고 전했다.
영국 더 타임스는 "'미스터 클린'을 내세우며 한국에서 가장 왼쪽으로 기울었던 노 전 대통령이 (부패 혐의의) 불명예 속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마감했다"며 "한국에선 불명예로부터 탈출하는 수단으로 자살이 문화적으로 용인되곤 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노 전 대통령이 놀랄 만큼 소심했고(thin-skinned) 각종 비판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였다"면서 "퇴임 후에도 '자신은 공직에 맞지 않다'며 심리적 압박을 감내하기 힘들다는 것을 끊임없이 얘기했다"고 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수많은 한국인들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충격을 받고 슬퍼하고 있다"며 '(정치적 잘못이나 부패 혐의 같은) 노 전 대통령의 죄는 미워했지만 그 사람을 미워하지는 않았다'는 60대 보수적 한국인의 발언을 소개했다.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는"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주창했던 '올바른' 가치들을 추구하기에는 너무나 '인간적'이었던 결점 있는 지도자였다"며 "한국인들에게 여러 가지 의문점을 남긴 채 떠난 리더"라고 평가했다. LA타임스는 "노 전 대통령은 한국 정치를 청소하겠다는 십자군을 자임했지만 자신 주변이 부패에 연루돼 한국인들을 매우 당황스럽게 한 두 얼굴의 존재였다"는 전문가 평을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검찰에 의해 달달 볶인(grilled) 노 전 대통령이 투신 자살했다"며 '현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김민전 경희대 교수와'한국에서 자살은 궁극적인 항의로 간주되곤 한다'는 황상민 연세대 교수의 발언을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도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진보 정당들에 대한 동정심을 키우고 현 보수 정권에 반대하는 주장에 힘을 싣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일본과 달리 지도자의 자살 문화에 익숙지 않은 한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제한 뒤 '노 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 때마다 돌파구를 마련했으나 이번엔 출구를 찾지 못했다'는 강원택 숭실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했다. 또 "재임 당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고 인생을 통틀어 '전부 아니면 전무'식의 극단적인 선택을 해 왔던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삶도 활화산처럼 마감했다"는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의 분석을 게재했다.
요미우리 아사히 마이니치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주요 신문들은 24일자 신문 사설에서 일제히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다루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일본 언론들은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이 '한국 정치와 돈 문제'에서 비롯된 비극이라며 정치 개혁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가 끊이지 않는 것은 한국 정치의 딜레마라고 분석했다. 중국 화상보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민주주의 진전의 필연적인 대가"라는 평을 내놨다.
한편 해외 동포들도 노 전 대통령 서거에 잇따라 애도를 표명했다. 미주동포전국협회(NAKA)는 "노 전 대통령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분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고자 한다"면서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분향소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의 밤'도 열기로 했다. 뉴욕 한인회도 성명을 내고 "50만 동포 한인들을 대표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하며 가족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일본에선 조옥제 재일한국인연합회 회장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꼭 자살까지 했어야 하는지 정말 안타깝다"며 "이번 일로 국론이 분열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동포 역시 상당한 충격을 받은 모습으로 아직 분향소를 설치하진 않았지만 애도의 뜻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김홍열/도쿄=차병석 특파원/김동욱 기자 comeon@hankyung.com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노 전 대통령은 정치 인생 내내 부패와 싸워 기성 정치인과 다르다고 생각됐다"며 "하지만 남북관계 개선과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패 사건으로 인기를 잃었고 대중 앞에서 창피를 당하느니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길을 택했다"고 전했다.
영국 더 타임스는 "'미스터 클린'을 내세우며 한국에서 가장 왼쪽으로 기울었던 노 전 대통령이 (부패 혐의의) 불명예 속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마감했다"며 "한국에선 불명예로부터 탈출하는 수단으로 자살이 문화적으로 용인되곤 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노 전 대통령이 놀랄 만큼 소심했고(thin-skinned) 각종 비판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였다"면서 "퇴임 후에도 '자신은 공직에 맞지 않다'며 심리적 압박을 감내하기 힘들다는 것을 끊임없이 얘기했다"고 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수많은 한국인들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충격을 받고 슬퍼하고 있다"며 '(정치적 잘못이나 부패 혐의 같은) 노 전 대통령의 죄는 미워했지만 그 사람을 미워하지는 않았다'는 60대 보수적 한국인의 발언을 소개했다.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는"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주창했던 '올바른' 가치들을 추구하기에는 너무나 '인간적'이었던 결점 있는 지도자였다"며 "한국인들에게 여러 가지 의문점을 남긴 채 떠난 리더"라고 평가했다. LA타임스는 "노 전 대통령은 한국 정치를 청소하겠다는 십자군을 자임했지만 자신 주변이 부패에 연루돼 한국인들을 매우 당황스럽게 한 두 얼굴의 존재였다"는 전문가 평을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검찰에 의해 달달 볶인(grilled) 노 전 대통령이 투신 자살했다"며 '현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김민전 경희대 교수와'한국에서 자살은 궁극적인 항의로 간주되곤 한다'는 황상민 연세대 교수의 발언을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도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진보 정당들에 대한 동정심을 키우고 현 보수 정권에 반대하는 주장에 힘을 싣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일본과 달리 지도자의 자살 문화에 익숙지 않은 한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제한 뒤 '노 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 때마다 돌파구를 마련했으나 이번엔 출구를 찾지 못했다'는 강원택 숭실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했다. 또 "재임 당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고 인생을 통틀어 '전부 아니면 전무'식의 극단적인 선택을 해 왔던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삶도 활화산처럼 마감했다"는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의 분석을 게재했다.
요미우리 아사히 마이니치 니혼게이자이 등 일본 주요 신문들은 24일자 신문 사설에서 일제히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다루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일본 언론들은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이 '한국 정치와 돈 문제'에서 비롯된 비극이라며 정치 개혁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가 끊이지 않는 것은 한국 정치의 딜레마라고 분석했다. 중국 화상보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민주주의 진전의 필연적인 대가"라는 평을 내놨다.
한편 해외 동포들도 노 전 대통령 서거에 잇따라 애도를 표명했다. 미주동포전국협회(NAKA)는 "노 전 대통령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분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고자 한다"면서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분향소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의 밤'도 열기로 했다. 뉴욕 한인회도 성명을 내고 "50만 동포 한인들을 대표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도하며 가족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일본에선 조옥제 재일한국인연합회 회장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꼭 자살까지 했어야 하는지 정말 안타깝다"며 "이번 일로 국론이 분열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동포 역시 상당한 충격을 받은 모습으로 아직 분향소를 설치하진 않았지만 애도의 뜻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김홍열/도쿄=차병석 특파원/김동욱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