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가족에게 남긴 유서를 통해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며 검찰 수사에 따른 심리적 압박이 상당했음을 시사했다.

노 전 대통령은 10줄 정도인 짧은 유서를 통해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며 “너무 많은 사람을 힘들게 했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은 것과 부인 권양숙 여사,아들 건호씨와 딸 정연씨 부부까지 수사를 받았고 가장 친한 친구인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수석과 정치적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이 구속되는 등 측근들까지 고초를 겪은데 극심한 심적 고통을 받았음을 내비쳤다.

그는 특히 “책을 읽을 수도 없다”며 막바지에 몰린 초초한 심경도 드러냈다.

노 전 대통령은 “삶과 죽음이 하나가 아니겠는가”라고 밝혀 유서를 쓸 당시 삶의 모든 것을 초월했음을 내비쳤다.

또 “화장해 달라”며 구체적인 장례방법까지 남겼다.

“가족들에 미안하다”면서도 “원망하지 말라”고 말해 가족에 대한 미련과 애정을 함께 표현했다.

노 전 대통령은 “마을주변에 작은 비석 하나 세워라”고 언급해 이승에서의 아쉬움도 달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