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현정의 스타일 톡톡] 내조의 여왕, 패션도 여왕?
내조의 여왕,패션도 여왕? …미셸 오바마 vs 김윤옥 여사의 스타일

이제는 '내조'도 이왕이면 제대로 해서 '여왕'이 되어야 하는 시대다. 2009년형 '내조의 여왕'의 특징은 드라마에서처럼 남편 내조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적극' 나선다는 것.동시에 자신의 매력을 가꾸는 데도 열심이다. 늘 대중들의 주목을 받는 퍼스트레이디라면 내조의 여왕뿐 아니라 '패션의 여왕'이 되어야 한다.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내조의 여왕'들의 베스트 스타일은 어떤 것일까.


◆김윤옥 여사,초록색 스카프가 좋아

퍼스트 레이디가 된 지 1년이 넘은 지금,김윤옥 여사는 눈에 띄게 날씬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변했다. 다소 작은 키에 푸근한 이미지이지만,심플하고 단정한 컨셉트로 한국형 퍼스트 레이디의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스타일은 원피스나 투피스,롱재킷 같이 상 · 하의가 붙은 정장에다 옷의 라인을 강조해 날씬하고 길어 보인다.

그의 베스트 스타일링은 컬러 포인트에 있다. 종전 다소 보수적인 스타일에서 벗어나 블루,화이트,레드,퍼플 등 파스텔과 원색까지 한 가지 컬러로 통일해 심플함을 최대한 강조한다. 다양한 액세서리를 활용해 지루하지 않은 스타일로 완성한다. 주로 재킷에 매치하는 세련된 액세서리 포인트가 돋보이는데 원색 스카프나 머플러형 스카프,클래식한 빅 브로치가 그것.액세서리도 '원 포인트'를 살려 전체적으로 심플함을 유지하는 것이 원칙.또한 재클린 케네디 이후 영부인의 트레이드 마크로 불리는 진주 목걸이나 귀고리를 매치해 전형적인 레이디 라이크(lady-like) 스타일을 연출하기도 한다.

공식석상에서는 단아한 한복으로 한국의 '내조의 여왕'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우아하고 세련된 한복이지만 잘못 고르면 공적인 자리에서 너무 튀거나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김 여사는 대체로 파스텔 톤의 은은한 컬러의 한복과 강렬한 컬러여도 비슷한 컬러를 매치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잘 선택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스타일인 얼마 전 한 · 미 정상회담 자리에 선보인 섬세한 꽃무늬 자수와 하늘빛 옷고름이 돋보이는 흰색 한복이다. 한국적인 단아함과 깨끗한 느낌이 돋보이면서 유려한 꽃무늬 자수가 우아한 매력까지 더했다. 다만 캐주얼,정장 어떤 스타일이든 완벽하게 세팅된 헤어스타일이 약간 부담스럽다.
[피현정의 스타일 톡톡] 내조의 여왕, 패션도 여왕?
◆미셸 오바마,원피스의 패셔니스타

큰 키,긴 다리의 전형적인 서구형 몸매를 가진 미셸 오바마는 다양한 액세서리와 화려한 패턴을 사용해 자신감 있는 스타일을 뽐낸다. 미국 패션지 '보그'의 표지모델로 등장할 정도의 패셔니스타로,최신 트렌드를 잘 소화해 낸다. 과감한 빅 사이즈 주얼리로 트렌디한 감각을 보여주는가 하면 도트,플라워 등 다양한 패턴을 살린 의상으로 화려하고 개성있게 연출한다.

또한 벨트로 허리 라인을 잘록하게 강조,다리를 더욱 길어 보이게 하면서 다소 우람한 상체는 날씬해 보이게 하는 스마트한 스타일 감각을 지녔다. 의상 선택에서도 한 가지 스타일을 고수하기보다 정장,캐주얼,드레스 등 다양하면서 TPO(시간 · 장소 · 상황)에 어울리는 스타일로 특유의 패션 센스를 발휘한다. 세련되고 깔끔한 블랙&화이트 룩을 선보이는가 하면,플라워 프린트로 소녀적 감성을 드러내거나 가슴이 살짝 노출된 클래비지 룩으로 도시적인 섹시미를 보여준다. 이렇게 파격적이지만 자연스러운 스타일로 명품 패션의 여왕 카를라 브루니를 뛰어넘고 있다.

미셸이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은 아마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기념 무도회의 화이트 드레스 스타일이 아닐까 싶다. '내조'에 성공한(?) 미셸의 행복감을 반영하듯,세련된 원 오프 숄더의 우아한 드레스를 입은 미셸은 과감한 뱅글과 반지,화려한 귀고리로 파티 스타일을 완성했다. 미셸의 브랜드로 알려진 '제이 크루'의 카디건과 스커트 차림의 캐주얼 룩도 미국적 퍼스트 레이디의 패션을 보여준 것으로 꼽힌다. '제2의 재클린'이라 불리며,최근엔 '타임'지가 선정 가장 섹시한 100인에 뽑히기도 했다. 재클린 같은 미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스모키 메이크업과 시크한 헤어스타일을 소화해내는 감각,오드리 헵번이 즐겨 입었던 민소매 블랙 드레스에 여러 겹 늘어뜨린 목걸이 레이어드 스타일을 우아하게 연출할 줄 아는 이 시대의 워너비다.

퍼스트 레이디의 패션은 '대중과의 소통'이며 한 나라를 대표한다는 데서 의미가 남다르다. 김윤옥 여사는 전통의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세계와 소통하는 한국의 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미셸의 경우엔 주로 제3세계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호하며,명품과 중저가 브랜드를 믹스매치하는 글로벌한 소통의 가치관을 보여준다. '다음엔 어떤 스타일일까?' 하는 기대가 생기니 지루한 정치가 조금은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브레인파이 대표 · 스타일 컬럼니스트 www.cyworld.com/venus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