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사외이사들을 주주들이 지명할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인 방안을 강구 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동안 회사 이사회가 지명해 오던 사외이사들의 4분의 1을 기관투자자,소액주주협의체 등이 선임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정을 제안할 것이라고 19일 보도했다. 또 SEC는 주주들이 반대하는 이사를 회사가 선임하려면 700대 상장기업의 경우 1%,중소 상장기업은 회사 규모에 따라 3%나 5% 주주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시킬 것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NYT는 이 같은 규정이 도입되면 상장기업의 지배구조에 획기적인 변화가 불어닥칠 것으로 내다봤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주주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입장에 찬성하고 있다. 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보수 및 인센티브 지급 등의 문제들도 불거진 터라 미 의회 일부도 이와 비슷한 입법안을 마련했다.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과 마리아 캔트웰 상원의원은 이날 임원보수 지급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의결권을 주주들에게 부여하고,SEC가 주주들에게 이사 지명권을 주는 규정을 채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표했다. 이 법안은 연기금펀드와 같은 기관투자자와 노동조합 등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한국 기업지배구조센터의 정재규 박사는 "현재는 주주들이 개별 사외이사를 추천할 순 있어도 이사회에서 이사 후보명부를 만들면 그 명단 자체는 수정할 수 없었는데 그걸 가능토록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새로 뽑을 이사가 4명인데 이사회에서 ABCD로 명단을 만들어 안건을 올릴 경우 주주들이 ABC는 찬성하는 데 D는 반대 한다면 ABCD 대신 ABCE의 후보를 넣은 명부를 동시에 안건으로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박성완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