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1200선을 넘어선 이후 국내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지고 있다. 4월 이후 주식형펀드는 ETF(상장지수펀드)와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환매가 발생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계속된 증시의 상승세가 펀드환매 압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한편, 펀드런으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은 푸르덴션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19일 "현재 경기회복 기대감이 살아나고 시장 전반의 금융 리스크 완화로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주식형펀드에서의 펀드런 사태의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5가지 이유를 내놓았다.
이 펀드애널리스트는 펀드런 가능성이 낮은 이유로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이 집중되기 시작한 이후 유입 금액은 여전히 평균 20%대의 손실을 보고 있고 △현재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고 증시 수급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또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가 회복되고 △국내 주식형펀드를 대체할 마땅한 투자 수단이 부족한 상황이며 △국내 주식형펀드의 54%를 차지하는 적립식 펀드가 수급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어 펀드런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지 시작한 시기는 2007년 6월 이후부터다. 국내주식형펀드의 순유입액은 1800~2000선에서 전체자금의 58.7%(1조7000억원)이 몰려들었다. 따라서 최근 2년간 평균적으로 투자자들은 현재 지수대 대비 20% 정도의 손실을 보고 있어 투자자들은 이 같은 손실을 감수하면서 환매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연초 이후 강화된 외국인 매수세는 일부 차익실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국내 경상수지가 흑자를 지속하고 있는 등 경기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급격한 매도세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는 점도 펀드런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3월 한 달 동안 은행 정기예금은 6조480억원이 줄었고 정기예금 회전율은 0.4회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예금인출이 많아졌다. 반면 주식투자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증권사 고객예탁금은 연초 대비 6조원이 증가한 1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전체 주식형펀드에서 적립식 펀드 규모의 비중은 49%이고 국내 주식형펀드 85조원 중에 적립식 펀드 규모는 46조원으로 54%를 차지하고 있다. 장기 투자를 지향하는 적립식 투자 자금 성격상 증시 등락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 증시 조정시에도 급격한 자금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이 펀드애널리스트는 예상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