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20년전 중국 톈안먼 민주화운동 당시 온건노선을 주장하다가 실각한 2인자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사후 회고록을 통해 당시 뒷이야기를 털어놨다.자오쯔양은 1989년 당시 최고 권력자 덩샤오핑이 톈안먼 학생 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하기로 결정하자 이에 반기를 들었다가 권좌에서 쫓겨나 2005년 죽을 때까지 가택연금 생활을 한 비운의 정치가다.

미국의 사이먼&슈스터 출판사는 14일 톈안먼 사태에 대한 그의 회고록 ‘국가의 죄수(The Prisoner of the State)’를 출간했다.회고록은 자오쯔양의 절친한 친구 3명이 반출한 녹음테이프 30개를 바탕으로 기록됐다

자오쯔양은 회고록에서 “1889년 톈안먼 사태 당시 리펑 총리는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채 인민일보에 학생시위를 ‘반 공산당,반 사회주의’로 규정하는 사설을 게재토록 조장해 학생들의 민주화 시위를 격화시켰다”고 밝혔다.

또 자오쯔양은 학생시위의 무력진압에 대한 최종 책임은 최고 권력자였던 덩샤오핑이 져야 한다며 덩샤오핑을 독재자로 규정했다.“문제의 핵심은 덩샤오핑 자신에게 있었다”며 “덩샤오핑이 자신의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리펑과 야오이린이라는 두 강경보수파의 태도를 변하게 만들 방법은 없었다”고 자오쯔양은 지적했다.그는 “덩샤오핑은 민주주의가 안정을 저해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학생들의 시위에 대처하는데 있어서 항상 강경책을 선호하며 독재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회고록은 ‘개혁역정(改革歷程)’이라는 제목의 중국어판으로도 곧 출간될 예정이지만 중국 지도부는 이 책을 금서로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