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재테크 수단인 주가연계증권(ELS)의 수익률을 조작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드러나 파문(波紋)이 일고 있다고 한다. 한화증권이 지난해 4월 판매한 ELS의 원발행사인 캐나다 대형은행이 지급액을 줄이기 위해 이 상품이 투자했던 종목(기초자산)의 주가를 만기일에 인위적으로 하락시킨 의혹이 짙다는 것이다.

만일 사실이라면 참으로 개탄스런 일이다. '기초자산의 주가가 일정수준 이상만 유지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게 설계된 첨단금융상품이라며 투자자들을 유치한 후 발행사 스스로 대량의 매도주문을 내 주가를 떨어뜨린다면 그것은 명백한 기만행위다. 이번에 문제가 된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주가조작이 없었다면 22%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을 오히려 25.4%의 손실을 보고 말았다니 분통을 터뜨리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런 사례가 더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ELS를 개발 · 설계하는 외국금융회사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다른 파생상품을 통해 헤지를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헤지를 하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주가조작을 시도할 개연성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특히 ELS가 연간 20조원이상 판매되는 상품이고 보면 투자자보호는 여간 시급한 게 아니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의 전모를 철저히 밝혀내고 응분의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물론 유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ELS 만기일 부근에는 발행회사의 해당종목 매매에 일정한 제한을 가하는 방안,만기 주가는 만기일 전 일정기간 주가를 평균해 산출(算出)하는 방안 등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