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업체 혼다가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국 크라이슬러의 생산량을 추월하고 북미 시장 점유율 4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 “4월 혼다의 자동차 판매량이 크라이슬러를 제쳤다”며 “1988년 이래 줄곧 5위권에 머물렀던 혼다가 크라이슬러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혼다의 올 들어 4월까지 북미시장 자동차 판매누계는 33만2014대로, 크라이슬러의 32만3890대를 넘어섰다. 데이빗 이이다 혼다 미국법인 대변인은 “시장 점유율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라며 “다른 회사들이 어떻게 움직이는가와 관계없이 지역 생산량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라이슬러의 4월까지의 자동차 생산량은 혼다보다 1만7011대 많았지만 전년 동기의 23만6645대 우위에 비해 급감했다. 대부분의 공장은 최장 60일의 생산 중단에 들어갔다. 블룸버그는 “애널리스트들은 혼다가 크라이슬러를 올해 안으로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전했다. 또 “북미 시장에서 혼다의 경쟁자는 GM, 도요타, 포드로 압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전망 분석회사 CSM 월드와이드의 마이클 로비넷 연구원은 “크라이슬러와 GM의 위기로 인한 시장질서 변동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로비넷 연구원은 또 “내년 중 일본, 독일, 한국의 자동차업체가 미국 내 자동차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미국 자동차업체들을 밀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오토모티브 리서치센터의 킴 힐 이코노미스트도 “2011년에는 아시아와 유럽의 자동차업체들이 북미시장에서 미국 업체들의 생산능력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킴 이코노미스트는 “기존 ‘빅3’ 체제의 자동차 시장이 국제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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