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고수들의 골프 이야기] 라운드前 식사 거르더라도 그린상태 확인해야
"체육학과 교수야,신문방송학과 교수야." "언론 세미나 대신 골프 타수 줄이는 법 좀 알려주세요. "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46)가 자주 듣는 얘기들이다. 그는 핸디캡 '3'으로 국내 언론학계에서는 모두가 인정하는 골프 최강자다.

동반자들이 레슨비(?)를 톡톡히 치러야 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조에 속하는 것을 꺼린다는 후문이다.

성 교수는 1992년 영국 레스터주 러프버러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을 때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장인이 골프를 배워 휴가 때 같이 라운드를 하자고 연락해 온 것이 계기가 됐다. 부랴부랴 수소문한 동네 코치에게 레슨을 두 번 받고 머리를 올렸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평소 테니스를 즐기고 나름대로 운동신경이 있던 그였지만 골프는 달랐다.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는 오기가 발동했다. 게다가 퍼블릭골프장의 그린피가 1만원 정도로 싸 여가생활로도 안성맞춤이었다. "골프가 보기와 달리 어려운 운동이어서 할수록 도전 의욕에 불탔죠."


[아마 고수들의 골프 이야기] 라운드前 식사 거르더라도 그린상태 확인해야
머리를 올린 뒤 새로운 일과가 생겼다. 저녁 식사 후 교내 드라이빙 레인지(연습장)에서 1시간 연습을 하고 다시 도서관으로 향하는 생활을 꼬박 2년간 반복했다.

이와 함께 그레그 노먼,닉 팔도 등 유명 골퍼와 골프 잡지에 깊이 빠져 1999년엔 한 골프채널의 유러피언투어 해설위원으로 외도(?)를 심각하게 고려했을 정도였다. 1995년 초 귀국할 때 스코어는 안정적인 80대 중반이었다.


국내에서 '싱글'의 경지에 오르는 데 '내기'의 덕을 톡톡히 봤다. 친구들 중 골프를 치는 사람이 거의 없어 선배들 틈에 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10년 위 선배들이 내기를 하지 않으면 아예 라운드에 넣어주지 않았어요. 강사 신분으로 고정 수입이 없다 보니 당연히 집중력이 부쩍 늘었죠(웃음)."

그가 골프에 푹 빠진 이유는 도전정신과 인내력 때문이었다. 비바람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즐길 수 있는 데다 끊임없이 참고 견뎌야 비로소 실력이 나아지는 게 바로 골프의 매력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아직도 스윙이 자연스럽지 않으면 10년 전부터 상담받아 온 레슨 프로를 찾아 교정을 받을 정도로 열성이다.

그는 아마추어 골퍼를 위한 몇 가지 팁도 잊지 않았다. 드라이버 샷을 할 때 천천히 테이크백하면서 백스윙 톱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잠시 멈췄다가 내려온다는 느낌으로 다운스윙을 하고 드라이버 헤드가 볼과 맞기 전후 30㎝ 거리에서 속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아이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이언 샷의 비결은 하체를 고정한 상태에서 볼을 끝까지 보고 정확하게 임팩트를 가해야 한다는 것.임팩트가 좋으면 거리 오차가 줄어들어 홀에 바짝 붙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라운드 전에 식사는 거르더라도 그린 상태 확인과 퍼트 연습은 빼먹지 말라고 당부했다. "기회는 준비하면서 기다리는 자에게 옵니다. 골프를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기본기부터 충실히 갈고 닦아야 합니다.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