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위 업체 LG텔레콤이 1위인 SK텔레콤이 판매하고 있는 비슷한 요금제에 비해 최고 33% 싼 할인 상품을 내놨다. 오는 6월1일 통합KT 출범과 맞물려 이동통신사 간 요금 경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LG텔레콤은 10일 SK텔레콤의 표준 요금 상품 세 가지와 요금 부과 조건이 똑같으면서도 통화량이 많아졌을 때 최대 33%까지 요금을 추가 할인해주는 '세이브 요금제'를 출시했다. 세이브 표준(기본료 1만2000원),세이브 일반(기본료 1만3000원),세이브 3분(기본료 1만4500원) 등 3종이다. SK텔레콤의 대표 상품인 표준 요금제,일반 요금제,삼삼 요금제 3종과 기본료,10초당 통화 요금,무료 통화 조건 등이 동일할 뿐만 아니라 이름까지 유사하다.

차별점은 3종 모두 5만~7만5000원의 요금 구간에 대해 최대 2만5000원까지 요금을 물리지 않는 점이다. 예컨대 다른 이통사의 일반 요금제에 가입해 월 8만원의 요금을 내던 사용자가 세이브 요금제로 바꾸면 이 구간 요금 2만5000원을 할인받아 월 5만5000원만 내면 된다.

LG텔레콤 관계자는 "표준 요금제는 통화량이 많아질 수록 다른 요금 상품에 비해 할인폭이 줄어드는 데도 상당수 가입자가 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며 "세이브 요금제로 옮기면 표준 요금처럼 기본료 부담을 줄이면서도 통화량이 많아졌을 때 최대 33%까지 요금을 추가 할인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텔레콤이 경쟁사 요금제와 이름까지 비슷한 상품을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LG텔레콤이 겨냥한 SK텔레콤의 표준요금 상품 3종은 이 회사 가입자의 43%(990만명)가 이용하는 말그대로 간판 상품이다. 이들 중 한 달 통화요금이 5만원 이상인 사람은 300만~400만명이나 될 만큼 알짜 고객이 많다.

LG텔레콤이 경쟁사 간판 상품에 가입한 VIP를 빼오겠다는 선전 포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이 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LG텔레콤은 세이브 상품 출시에 맞춰 할인 효과를 알리는 광고 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