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이 원내대표 꿈을 접었다.

김 의원은 10일 터키로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려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원래 생각대로 (원내대표를) 안 하려 한다"면서 "본의 아닌 방향으로 일이 비화돼 원래 예정대로 오늘 출국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이 4 · 29 재보선 패배로 어려움에 빠진 상황에서 당 대표가 여러 의견을 수렴한 결과 저한테 역할을 요청해 왔고 당인으로서 긍정적으로 생각했었다"면서 "하지만 당 대표의 요청이 있기 이전에는 차기 원내대표 생각은 일절 안 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가 역할을 주문한 뒤 일이 여의치 않게 돌아가는 데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전 대표가 자신의 원내대표 추대론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답변을 피했으며 이 문제와 관련해 박 전 대표와 통화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안 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2005년 박 전 대표가 천막당사로 당사를 옮길 때 사무총장직을 맡으며 첫 인연을 맺었다. 17대 대선의 당내 경선 패배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친이진영이 당권을 장악하면서 김 의원은 '보복 공천'의 희생양이 됐다. 하지만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 · 경남(PK)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총선 직후 이어진 친박 복당 정국에서 견고한 단일대오를 형성하던 두 사람은 복당 문제가 해소되자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