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만난 꽃게 … 즉석꽃게요리ㆍ간장게장ㆍ민꽃게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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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가 제철이다. 겨우내 서해 깊은 바다에 몸을 숨기고 있던 꽃게는 이맘때 따스한 봄 햇살을 받으며 얕은 바다로 나온다. 이때가 바로 알을 배고 살이 찌는 철이다. 매년 5월은 백령도 앞바다에서부터 시작해 인천 소래포구를 지나 충남 태안,서산,홍성의 조그마한 포구들,남쪽으로는 전북 부안,군산 그리고 전남 무안,목포 앞바다까지 꽃게 하나로 식도락가들이 몰려 드는 때다. 꽃게 산지와 수도권의 꽃게 요리 맛집들을 둘러보자.
꽃게맛은 역시 신선도에 의해 좌우된다. 싱싱한 꽃게는 단맛이 강하고 비린내가 적다. 닭살처럼 결이 살아 있으며 탱탱한 듯하지만 입 안에서 부드럽게 풀린다.
싱싱한 꽃게는 비린내를 잡을 수 있을 정도의 된장과 마늘,파만 넣고 슬쩍 끓여내는 탕으로 해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이보다 더 강한 꽃게 향을 즐기려면 꽃게를 증기로 찌는 통찜이 있다. 그러나 이 통찜은 먹는 중간에 식으면서 비린내가 심해질 수 있다.
또 살아 있다고 해도 수족관에 오래 둔 꽃게는 믿을 수가 없다. 꽃게가 먹이활동을 하지 못하면 제살로 연명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살이 물러지고 싱거워진다. 따라서 제철에 제맛 나는 꽃게를 먹자면 산지에서 살아 있는 꽃게를 사다 즉석에서 요리해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즉석 꽃게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수도권에서는 인천 소래포구가 있다. 시장 좌판에서 꽃게를 사가지고 가면 근처 식당에서 품값을 받고 요리해 준다. 태안반도의 안흥항,백사장,채석포 등에서도 즉석 꽃게요리를 먹을 수 있다. 수도권에서 조금 멀기는 하지만 따스한 봄바다의 풍광도 즐길 수 있어 주말 가족 나들이 삼아 가볼 만한 곳이다.
사철 맛볼 수 있는 음식이긴 하지만 지금처럼 맛이 딱 들었을 때의 간장게장 맛은 유별나다. 진간장에 각종 향신료를 넣고 심심하게 달여 꽃게를 하루이틀 담가두기만 하면 될 정도의 단순한 조리법이지만,이 맛의 정점을 보여주는 음식점은 그다지 많지 않다. 서울 신사동에 맛있다고 소문난 간장게장집이 몰려 있는데 맛은 대부분 비슷하다. 삼청동의 '큰기와집'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간장으로 맛을 내는데 짜지 않고 숙성된 깊이 있는 맛을 내면서도 꽃게살이 탱글탱글 살아 있어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임에도 간장게장의 또 다른 경지를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박하지나 돌게로 불리는 민꽃게는 꽃게의 한 종류이기는 하지만 크기가 절반만 하고 껍질이 단단하며 살이 적어 그 풍부한 맛에 비해 다소 천대받는 형편이다.
강화도,안면도,통영 등지에서는 꽃게간장게장 수준의 맛으로 인정해 준다. 민꽃게장의 장점 중 하나는 껍질이 단단해 오래 삭혀도 살이 쉬 물러지지 않고 맛이 깊어져 가정에서 담가 보관하기 쉽다는 것이다. 민꽃게도 지금 알이 배고 살이 차 맛있는 철이다. 고양시 일산의 '강화식당'에서는 이 민꽃게장을 반찬으로 내는데 그릇이 비면 계속 채워준다.
고춧가루에 갖은 양념으로 버무리기는 하지만 양념게장과는 다른 음식이다. 양념게장은 적어도 하룻밤 삭혀야 맛이 나지만 이 꽃게무침은 바로 먹어야 맛이 있다.
목포에서는 꽃게무침을 홍탁삼합 · 민어회 · 세발낙지 · 먹갈치와 함께 '목포 5미'로 꼽으며,이 지역 해산물 전문 음식점에서는 간장게장은 없어도 이 꽃게무침은 흔히 낸다. 꽃게의 살을 발라 고춧가루에 갖은 양념을 넣고 무쳐내는데 이를 따뜻한 밥과 비벼 먹을 수 있게 참기름 두른 큰 그릇이 따라나온다. 목포에서는 '초원식당'과 '장터'의 꽃게무침이 소문나 있다.
꽃게탕은 두 종류가 있다. 새우,낙지,조개 등의 해산물을 함께 넣고 끓이는 방식과 꽃게만 넣고 끓이는 방식이다. 꽃게가 제철이 아닐 경우 냉동 꽃게를 사용하게 되고 그러면 맛이 흐리므로 여타 해산물이 들어가야 맛이 나겠지만 요즘 같은 제철에는 꽃게만으로 탕을 끓이는 것이 좋다.
신사동 간장게장 골목 식당들은 거의 꽃게탕을 하며 맛도 기본 이상은 한다. 그러나 꽃게의 제맛을 즐기자면 산지로 가서 먹는 것이 좋다. 충청도권 바닷가 음식점들은 대체로 꽃게탕이 맛있다고 소문나 있다.
꽃게맛보다는 양념맛에 크게 좌우되는 음식이다. 대체로 아귀찜을 내는 집에서는 꽃게찜을 내며 아귀찜 맛있다고 소문난 집이면 꽃게찜도 믿을 만하다고 볼 수 있다. 꽃게찜의 미덕은 저렴한 가격으로 온 가족이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비싼 꽃게 가격을 생각하면 상차림에서 풍성한 느낌을 주는 꽃게찜에 큰 미덕이 있지 않나 싶다.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foodi2@naver.com
꽃게맛은 역시 신선도에 의해 좌우된다. 싱싱한 꽃게는 단맛이 강하고 비린내가 적다. 닭살처럼 결이 살아 있으며 탱탱한 듯하지만 입 안에서 부드럽게 풀린다.
싱싱한 꽃게는 비린내를 잡을 수 있을 정도의 된장과 마늘,파만 넣고 슬쩍 끓여내는 탕으로 해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이보다 더 강한 꽃게 향을 즐기려면 꽃게를 증기로 찌는 통찜이 있다. 그러나 이 통찜은 먹는 중간에 식으면서 비린내가 심해질 수 있다.
또 살아 있다고 해도 수족관에 오래 둔 꽃게는 믿을 수가 없다. 꽃게가 먹이활동을 하지 못하면 제살로 연명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살이 물러지고 싱거워진다. 따라서 제철에 제맛 나는 꽃게를 먹자면 산지에서 살아 있는 꽃게를 사다 즉석에서 요리해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즉석 꽃게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수도권에서는 인천 소래포구가 있다. 시장 좌판에서 꽃게를 사가지고 가면 근처 식당에서 품값을 받고 요리해 준다. 태안반도의 안흥항,백사장,채석포 등에서도 즉석 꽃게요리를 먹을 수 있다. 수도권에서 조금 멀기는 하지만 따스한 봄바다의 풍광도 즐길 수 있어 주말 가족 나들이 삼아 가볼 만한 곳이다.
사철 맛볼 수 있는 음식이긴 하지만 지금처럼 맛이 딱 들었을 때의 간장게장 맛은 유별나다. 진간장에 각종 향신료를 넣고 심심하게 달여 꽃게를 하루이틀 담가두기만 하면 될 정도의 단순한 조리법이지만,이 맛의 정점을 보여주는 음식점은 그다지 많지 않다. 서울 신사동에 맛있다고 소문난 간장게장집이 몰려 있는데 맛은 대부분 비슷하다. 삼청동의 '큰기와집'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간장으로 맛을 내는데 짜지 않고 숙성된 깊이 있는 맛을 내면서도 꽃게살이 탱글탱글 살아 있어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임에도 간장게장의 또 다른 경지를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박하지나 돌게로 불리는 민꽃게는 꽃게의 한 종류이기는 하지만 크기가 절반만 하고 껍질이 단단하며 살이 적어 그 풍부한 맛에 비해 다소 천대받는 형편이다.
강화도,안면도,통영 등지에서는 꽃게간장게장 수준의 맛으로 인정해 준다. 민꽃게장의 장점 중 하나는 껍질이 단단해 오래 삭혀도 살이 쉬 물러지지 않고 맛이 깊어져 가정에서 담가 보관하기 쉽다는 것이다. 민꽃게도 지금 알이 배고 살이 차 맛있는 철이다. 고양시 일산의 '강화식당'에서는 이 민꽃게장을 반찬으로 내는데 그릇이 비면 계속 채워준다.
고춧가루에 갖은 양념으로 버무리기는 하지만 양념게장과는 다른 음식이다. 양념게장은 적어도 하룻밤 삭혀야 맛이 나지만 이 꽃게무침은 바로 먹어야 맛이 있다.
목포에서는 꽃게무침을 홍탁삼합 · 민어회 · 세발낙지 · 먹갈치와 함께 '목포 5미'로 꼽으며,이 지역 해산물 전문 음식점에서는 간장게장은 없어도 이 꽃게무침은 흔히 낸다. 꽃게의 살을 발라 고춧가루에 갖은 양념을 넣고 무쳐내는데 이를 따뜻한 밥과 비벼 먹을 수 있게 참기름 두른 큰 그릇이 따라나온다. 목포에서는 '초원식당'과 '장터'의 꽃게무침이 소문나 있다.
꽃게탕은 두 종류가 있다. 새우,낙지,조개 등의 해산물을 함께 넣고 끓이는 방식과 꽃게만 넣고 끓이는 방식이다. 꽃게가 제철이 아닐 경우 냉동 꽃게를 사용하게 되고 그러면 맛이 흐리므로 여타 해산물이 들어가야 맛이 나겠지만 요즘 같은 제철에는 꽃게만으로 탕을 끓이는 것이 좋다.
신사동 간장게장 골목 식당들은 거의 꽃게탕을 하며 맛도 기본 이상은 한다. 그러나 꽃게의 제맛을 즐기자면 산지로 가서 먹는 것이 좋다. 충청도권 바닷가 음식점들은 대체로 꽃게탕이 맛있다고 소문나 있다.
꽃게맛보다는 양념맛에 크게 좌우되는 음식이다. 대체로 아귀찜을 내는 집에서는 꽃게찜을 내며 아귀찜 맛있다고 소문난 집이면 꽃게찜도 믿을 만하다고 볼 수 있다. 꽃게찜의 미덕은 저렴한 가격으로 온 가족이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비싼 꽃게 가격을 생각하면 상차림에서 풍성한 느낌을 주는 꽃게찜에 큰 미덕이 있지 않나 싶다.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foodi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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