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9개 대형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자본 충실도 평가) 결과 발표에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자본금 부족액이 총 746억달러로 나타나 예상했던 것보다 부족 규모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벤 버냉키 미국 FRB 의장은 "이번 발표로 투자자들은 상당한 안도감을 얻게 될 것"이라면서 "테스트에 따르면 대부분의 은행들이 상황 악화를 고려한 가상 시나리오 아래서 높은 손실을 흡수할 수 있을 만한 자기자본을 갖추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평가로 백악관은 의회에 7000억달러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 외에 추가로 지원금을 요청할 필요성이 적어졌다"면서 "납세자들이 그 동안 구제금융 집행에 불만을 품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요청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자본금 확충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7개 은행들은 정부의 지원과 규제라는 긴장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트레스 테스트의 적정성 논란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등 자본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난 은행들이 앞으로 이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

미국은행연합회(ABA)는 "스트레스 테스트의 엄격함이 지나치다"면서 "은행들이 자본금이 부족해 확충해야 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자본 부족액을 메우기 위해 자산 매각, 주식 처분,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이미 우선주 일부를 보통주를 전환함으로써 TCE(유형자기자본) 비율을 높일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자본금 부족 규모가 가장 큰 BOA도 신주를 발행하거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프라이스 BOA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이 밖에 다른 조치도 취해질 수 있다"면서 "BOA는 이미 퍼스트리퍼블릭뱅크와 콜럼비아매니지먼트 몇몇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라고 알린 바 있다"고 전했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자본금 확충이 필요하다고 평가된 은행들은 6월8일까지 확충 계획을 제출하고 11월9일까지는 계획을 시행해야 한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