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이 전후 60년 만에 상대국의 주식거래를 허용할 전망이다. 현재 양국 개인 투자자들은 상대방 증시에 대한 직접 투자가 금지돼 있다.

샤이브 치 대만증권거래소 회장은 7일 (이하 현지시간) “각국 주식시장에서 최대 30개씩의 종목을 선별해 ‘트레이딩 플랫폼’을 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치 회장은 또 “양 국의 주식종목들로 구성된 펀드 거래가 올해 중으로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며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허용 계획을 밝혔다.

치 회장은 “대만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최대 37개의 자국회사를 대만거래소로 편입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일에도 “펀드 거래 뿐만 아니라 개별주식 거래를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과 대만은 ‘친중파’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의 ‘대3통’(大三通-통상, 통항, 통우) 선언 이후 활발한 상호 교류를 보여 왔으며 양국 간 주식거래 허용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부터 양 국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금융서비스 및 교차통화체계 합의안 또한 양 국의 경제교류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지난달에는 대만 금융감독국이 중국 기관투자자들의 단기 자금시장 및 전환사채 투자를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대만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인 중궈이둥(中國移動ㆍ차이나모바일)이 지난 4월 29일 대만 3대 통신사인 위안촨(遠傳)통신의 지분 12%를 40억7650만 위안(약 8153억 원)에 인수하며 대만 TAIEX 지수는 약 12% 치솟았다.

반면 중국 주식을 대만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되면 대만 증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패러다임자산운용의 제이슨 후앙 펀드매니저는 “중국 주식이 대만에서 거래되면 투자자들은 중국 주식만을 매수하고 대만 주식을 밀어낼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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