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봤지? 이제 '새가슴' 오헤어는 잊어라
지난 3월30일(한국시간) 미국PGA투어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한 선수가 3라운드까지 5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당한다. 불운의 주인공은 션 오헤어(27)였고,우승 세리머니의 주인공은 타이거 우즈(34 · 이상 미국)였다.

그로부터 45일이 흐른 4일.오헤어는 두 번 다시 역전을 허용할 수 없다는 듯,오히려 3타 열세를 만회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즈도,3라운드 선두 잭 존슨(미국)도 그의 '투지' 앞에서는 무력했다.

오헤어는 4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GC(파72)에서 열린 미PGA투어 퀘일할로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3타(버디6 보기3)를 줄인 끝에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내며 부바 왓슨,루카스 글로버(이상 미국)를 1타차로 제치고 통산 세 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20대의 현역 미국 선수가 미PGA투어에서 3승을 올리기는 그가 유일하다. 그에게 역전패의 아픔을 안겼던 우즈조차도 "오헤어는 재능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고교생이던 1999년 프로로 데뷔한 오헤어는 2005년 첫 우승을 하며 유망주로 떠올랐지만 우울했던 청소년 시절이 밝혀지면서 더 관심을 끌었다. 극성스러웠던 아버지가 매니저까지 맡아 아들을 정신적 · 육체적으로 괴롭혔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2002년부터 아버지와 말도 하지 않고 지내던 오헤어는 2004년 결혼하면서 독립을 선언했고 장인인 스티브 루카스가 캐디를 맡으면서 2005년 첫 우승을 일궈내 더욱 화제가 됐다. 오헤어는 그러나 2007플레이어스챔피언십 17번홀(파3)에서 두 차례나 볼을 물에 빠뜨리는 실수로 눈앞에 둔 우승을 날려버리는 등 고빗사위에서 번번이 주저앉았던 불운의 선수다.
우즈 봤지? 이제 '새가슴' 오헤어는 잊어라
역전 우승을 노렸던 우즈는 전반을 이븐파(버디2 보기2)로 마친 뒤 후반 들어 결정적인 한방없이 파행진을 지속하며 4위에 머물렀다. 우즈는 14번홀(파4 · 길이 314m)에서 드라이버샷을 그린에 올리고도 7.5m거리에서 3퍼트로 파에 그치기도 했다. 첫날 65타를 친 뒤 사흘 동안 70타대를 전전한 우즈는 "나는 일관성이 더 필요하다"며 우승이 쉽지 않았음을 자인했다.

2007마스터스 챔피언 존슨은 2번홀(파3)에서 볼이 워터해저드나 OB에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3온3퍼트'로 트리플 보기를 하며 일찌감치 선두권에서 밀려났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