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레세라는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피아트와 크라이슬러가 합병 계획안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피아트 관계자는 이 소식을 부인하지도, 시인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 정오(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이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디오 스카욜라 이탈리아 경제발전 장관도 피아트 경영진에게 보고를 받은 후 민영방송 카날레 5에 출연해 “1일 중 크라이슬러와 피아트의 합병이 발표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는 스카욜라의 성명을 공식 확인했다.
◆크라이슬러, 청산 막기 위해 분주
파산보호를 신청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크라이슬러는 ‘최악의 경우’인 청산을 막기 위해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와의 합병을 신속히 추진해왔다. 크라이슬러가 법인 청산에 이르게 될 경우 발생할 미국 내 실직자는 3만8500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파산보호 신청을 담당한 법무법인 존스 데이의 코린 볼 변호사는 1일 “크라이슬러가 청산 절차를 밟게 되면 83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상징과도 같은 자동차회사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3만8500명이 직업을 잃게 됨을 뜻한다”고 말했다.
볼 변호사는 또 “청산 시 크라이슬러의 근로자와 퇴직자에게는 98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있을 전망이며, 20억 달러의 연금도 사라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피아트와의 합병에 대해서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날부터 크라이슬러의 25개 계열사에 대한 개별적 파산 절차를 시작했다.
◆피아트와의 합병은?
피아트와의 합병은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미국과 캐나다 정부 관리들에 따르면 크라이슬러의 청산 시 영향을 받을 모든 관계자들은 피아트와의 합병 계약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피아트는 파산보호 신청 전부터 파산 여부에 관계없이 합병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피아트의 엘칸 피아트 부회장은 지난 29일 “어떤 결과라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신생 크라이슬러’는 피아트에게 완전히 흡수된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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