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부장 모니터링..총장에 수시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출석을 하루 앞둔 29일 대검 중수부는 신문 사항을 최종 검토하는 등 차분한 분위기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준비했다.

노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1시30분 대검에 도착하면 중수부장실에서 차를 마신 뒤 곧바로 형 건평씨가 조사받았던 1120호 특별조사실로 이동한다.

조사실에는 노 전 대통령과 우병우 대검 중수1과장 및 변호인ㆍ수사검사ㆍ수사관 등 5명이 들어가고 나머지 수행원과 경호팀은 조사실 주변에서 대기하게 된다.

검찰은 신문 내용을 크게 ▲100만 달러 ▲500만 달러 ▲12억5천만원과 직무관련성 등 기타 사항으로 나눠 세 명의 수사검사가 돌아가면서 중수1과장과 함께 신문에 참여한다.

노 전 대통령 쪽에서는 문재인 변호사가 사건 전반을 맡아 입회하되 500만 달러 의혹 조사 때는 전해철 변호사가 번갈아 조사실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인규 중수부장과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조사실 옆에 설치된 모니터실 등을 통해 신문 과정을 지켜보면서 중간 중간 `코치'를 하고 임채진 검찰총장에게도 수시로 수사 상황을 보고한다.

또 전체 신문 과정을 모두 촬영, 녹화해 자료로 남긴다.

검찰은 100만 달러 부분부터 신문할 계획이며 노 전 대통령의 답변 형식이나 새로운 주장 및 증거 제시 여부에 따라 신문 순서도 탄력적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홍 기획관은 "통상 돈 받은 시점 순으로 신문하는 것이 수사 흐름으로 보면 자연스러운데 여건에 따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도중 노 전 대통령이 원하면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검찰은 오후 6시께 노 전 대통령이 조사실 옆 변호인 대기실에서 곰탕이나 설렁탕으로 저녁식사를 하도록 할 방침이다.

검찰은 중수부장과 수사팀의 판단에 따라 식사 후 노 전 대통령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대질신문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노 전 대통령을 재소환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따라 본인 동의를 얻어 오후 10시 이후 심야 조사를 할 가능성도 크다.

노 전 대통령은 자정 전 조사를 마치더라도 변호인과 함께 신문조서를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일러야 5월1일 새벽 귀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