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발 신종 돼지 인플루엔자(SI)가 이제 막 금융위기의 파도를 넘으려는 세계경제에 새로운 걸림돌로 등장했다. 여행과 관광,무역,축산업 등은 직접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2002년 8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스(SARS ·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급 충격이 우려된다.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호주 뉴스닷컴 등에 따르면 SI는 세계경제에 최대 4조4000억달러의 피해를 끼칠 것으로 예측됐다. 로이터통신은 27일 지난해 금융위기 발발 이전 시점에 발간된 세계은행 보고서를 인용,SI가 전 세계로 확산돼 최대 7000만명가량이 사망하는 '펜데믹(전염병에 의한 대규모 사망)' 수준이 될 경우 세계경제에 미칠 부담이 총 3조달러에 이르고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를 잠식할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을 전했다.

호주 뉴스닷컴은 호주수출금융보험사 자료를 토대로 SI가 전 세계로 확산된다면 경제피해 규모가 최소 4630억달러에서 최대 4조4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최악의 경우 호주 GDP가 10.6%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도 SI가 당분간 미국 경제에 걱정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회의 위원장은 "(전염병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미 내수는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뉴저지 소재 WBB시큐리티가 발표한 보고서는 전염병이 창궐하면 미국의 경제적 손실이 1조4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로이터통신은 SI가 사람 사이에도 감염되면서 외출을 삼갈 것으로 보여 여행과 관광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아시아와 유럽,미국 증시에서 여행주와 항공주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세계무역 감소와 돼지 닭 등 축산업의 연쇄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