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부동산 가운데 어느 쪽의 수익률이 더 높을까요. 세금이 투자 수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약간의 거래세만 부과되는 주식의 수익률이 온갖 세금이 따라붙는 부동산보다 훨씬 높아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가격 변동성과 환금성 등 다른 요인들도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편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겠지만 추세로 보면 세금을 낸 뒤의 수익률이 서로 비슷해지도록 돈이 균형을 맞춰갈 것입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제도가 폐지되면 어떻게 될까요. 당장은 세금을 덜 내는 다주택 보유자들의 수익률이 높아지겠지만 새로운 제도에 맞춰 돈 흐름이 바뀌어 수익률이 다시 낮아질 것입니다. 부동산 시장에 더 많은 돈이 흘러들어가 주택 공급이 늘어나고 가격도 안정되는 방향으로 수익률 균형을 맞춰갈 것입니다.

세금 인하 혜택이 다주택자들에게만 돌아간다는 주장 역시 정치의 논리일 뿐입니다. 집부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시장 메커니즘을 거치면서 집값과 전세 월세가 안정돼 골고루 혜택이 스며들 것입니다. 세금이라는 것은 누구에게,어떤 형태로 부과하든 그 부담은 사회적으로 분산됩니다. 세금 경감 혜택 역시 누구에게,어떤 형태로 부과하더라도 그 혜택이 나눠집니다.

세금에 대해 장황하게 얘기한 것은 우리나라의 세금제도가 너무 자주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택과 관련한 세금은 변화무쌍해서 전문가들조차 헷갈릴 지경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가장 바람직한 세금은 사회의 '효율성'을 떨어뜨리지 않아야 하고 담세 능력을 감안한 '형평성'을 감안해야 하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순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의 세금 제도는 이 같은 기본에 충실하기보다는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표를 더 많이 얻는 수단으로 전락했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역시 정체를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존재로 변질될 것으로 보입니다. 짜증나고 피곤하더라도 바뀌는 세금 제도를 잘 살피셔서 황당하게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현승윤 금융팀장 n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