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문 본격 조사..추가 차명계좌도 추적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한 정상문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을 불러 노무현 전 대통령 측에 건너간 600만 달러와 횡령금 12억5천만원의 성격 등을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2007년 6월29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100만 달러를 받아 대통령 관저로 전달한 정확한 경위와 작년 2월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500만 달러를 송금하는 과정에 관여한 정도 등을 캐물었다.

특히 검찰은 600만 달러가 모두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포괄적 뇌물'이라고 보고 이를 뒷받침할 정 전 비서관의 진술을 받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직접 100만 달러를 요구했다"는 박 회장의 진술을 확보했으나 노 전 대통령이 `아내(권양숙 여사)가 한 일인데 나는 몰랐다'고 해명함에 따라 돈을 직접 전달한 정 전 비서관을 상대로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추궁했다.

검찰은 또 그가 100만 달러의 사용처를 알고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해서도 물었다.

검찰은 아울러 "노 전 대통령의 부탁으로 500만 달러를 보냈다"는 박 회장의 진술과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의 비서실장인 정승영 정산개발 대표에게 `연씨의 부탁을 들어보라'는 취지로 전화했던 점을 근거로 노 전 대통령이 500만 달러에 직접 개입돼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이 2005년부터 2007년 7월까지 6차례에 걸쳐 빼돌린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5천만원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알고 있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한 해 110억원의 특수활동비를 수시로 꺼내 썼고 지출 내역을 대통령한테 보고해야 하는 점에 주목, 노 전 대통령이 조성 과정에 묵시ㆍ명시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 주려고 만든 돈인데 노 전 대통령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나머지 돈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정 전 비서관이 빼돌린 돈을 채권이나 주식, 상가 형태로 관리한 지인 두 명을 불러 조사하면서 정 전 비서관의 차명계좌가 더 있는지도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차명계좌의 주인인 이들을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했으나 구속영장을 청구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이번 주까지 정 전 비서관의 각종 의혹과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의 외화거래 내용을 보강 수사한 뒤 노 전 대통령을 4.29 재보궐선거 이후 소환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