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이 세계의 오지로 알려진 몽골의 유목민들에게 까지 타격을 입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몽골 유목민들이 키우는 가축에서 나오는 캐시미어 가격이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급락하면서 가축과 집(텐트)을 압류당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몽골 유목민들은 경기가 좋을때 비싼 캐시미어 가격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생각하고 상환 능력 이상으로 돈을 빌렸다.오토바이나 발전용 태양광패널 등을 구입하는데 유목민들은 빌린 돈을 썼고,은행도 대출 위험은 신경쓰지 않고 부분별하게 대출에 나섰다.

2007년말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유목민들에게 고통의 시기가 다가왔다.지난해 6월 몽골의 캐시미어 가격은 1년전에 비해 33% 이상 떨어져 kg당 19달러로 급락했고,이후로도 약세가 지속돼 수입이 줄어든 유목민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에 많은 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줄이고 있고,압류된 가축의 매물이 범람하면서 가축 및 가죽,고기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한 유목민은 “우리 모두가 이제는 은행이 소유한 가축을 돌보는 신세로 전락했다”고 현재의 암울한 상황을 전했다.칸 은행의 다이마 바트사이칸 부총재는 “지난해 은행의 캐시미어 가격 예측이 부정확했다”며 “은행이 위험관리 방식을 바꿨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