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7일 주식시장의 조정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지만 조정이 있더라고 깊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이 장기적으로는 각종 후유증이 우려되나 단기적으로 코스피 지수의 하방은 더 단단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박소연 한국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며 "코스피 시장은 플러스로 마감하긴 했지만 전날 장중 고점 1371 대비 무려 35포인트(2.5%)나 하락했고 코스닥시장 역시 3거래일 연속 음봉이 발생, 장중 고점 대비 18포인트(3.5%) 상당 떨어져 마감했다"고 전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현 지수대에서 가격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 중심으로 차익실현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지수가 1300선 중반까지 상승함에 따라 환매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 박 연구원은 "실제로 지난 8일 이후 6거래일간 국내 주식형 펀드(ETF 제외)에서는 2400억원 상당의 순유출이 발생했다"며 "투신권의 순매도는 이러한 펀드 환매와 함께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외국인의 경우 아직 현물 순매수 추이가 마무리됐다고 단정짓기는 힘들지만 전날 오후 선물 순매도 포지션을 3000계약까지 늘리면서 프로그램 매도가 출회, 지수 조정이 유발된 만큼 일정 부분 경계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정이 있더라도 깊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기본적 시각이라고 한국증권은 밝혔다. 박 연구원은 "제반 경제지표들이 일제 상승 전환했고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통화량 증가세도 가속되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는 인플레 등 각종 후유증이 우려되나 단기적으로는 묶였던 돈이 돌고 소비와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주식시장 하방은 예전보다 단단해진 듯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