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의 SM5를 6개월 전 구입한 이영학씨는 최근 엔진오일 교환을 위해 서울 영등포 '르노삼성 양평파워스테이션'을 찾았다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과거에도 정비소를 가끔 찾았던 그였지만,양평파워스테이션은 일반 정비센터와 매우 달랐다. 접수 창구부터 은행 영업점에 버금갈 만큼 깨끗했다.

접수 후 안내를 받아 올라간 2층 휴게실은 130㎡(약 40평)의 넓은 공간에 고급 인테리어로 단장해 서울 강남의 웬만한 카페보다 깔끔했다. 먼저 온 다른 운전자들은 휴게실에서 골프 퍼팅 연습을 하거나 컴퓨터를 통해 간단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30~40분 후 휴게실을 나선 이씨는 "정비를 받으로 온 게 아니라 카페에서 쉬다 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체들이 운영하는 영업소와 서비스센터가 진화하고 있다. 고객 휴식공간 등 각종 편의시설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신차 구매부터 차량 정비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영업소와 서비스센터 기능을 통합한 '복합 매장'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한발 나아가 미술품 전시,음악회 등을 개최하며 자동차 전시장을 문화행사와 접목시키는 추세다.

국산차 업체 중에서는 르노삼성이 영업소 개선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이 회사는 1990년대 말부터 차를 전시 · 판매하는 영업소와 정비를 담당하는 서비스센터를 통합하는 작업을 벌여왔다.

영업 기능과 경정비 · 판금 · 도장 등 종합정비 기능을 합쳐 놓은 '파워스테이션'은 서울 양평 · 성수 · 도봉 등 3곳을 비롯해 전국에 10곳이 있고 영업소와 경정비 서비스센터를 통합한 '테크노스테이션'은 전국 22곳에 있다.

양평파워스테이션은 르노삼성 최초의 통합 서비스 공간이다. 1개층을 제외한 9층 건물 전체가 자동차 판매 및 정비와 관련한 공간이다. 차 부품과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상점도 별도로 두고 있다. 4~7층은 정비 작업장으로 모두 59개의 스톨(Stall · 차 1대를 정비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방문객의 시선을 가장 많이 끄는 곳은 2층 고객 휴게실인 '오토카페'다. 고급 의자와 함께 대형 TV,골프퍼팅 연습기,컴퓨터 및 비디오 기기,휴면공간 등을 갖췄다. 한 쪽 벽면에는 고객들이 CCTV를 통해 자신의 차를 정비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도 설치돼 있다.

이건화 소장은 "가격은 다른 르노삼성 정비소와 동일하면서도 훨씬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방문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대 · 기아자동차도 최근 서비스센터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 · 기아차는 직영 서비스센터와 주요 지역 협력 서비스센터를 중심으로 TV 시청,독서,인터넷 서핑 등을 할 수 있는 고객 휴게실을 별도 공간으로 마련했고,일부 서비스센터에는 여성 전용 쉼터도 만들었다.

수입차 업체들도 서비스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아우디는 서울 서초동 서비스센터에 '갤러리 카페'를 개설,중견 작가들의 그림이나 공예품 등을 수시로 전시한다. 렉서스는 서초동 전시장에 오디오룸,홈시어터 시스템,골프연습 시설 등을 갖추고 프로골퍼 초청 행사도 열고 있다. BMW는 지난달 확장 이전한 분당전시장 옆에 고객들이 쉴 수 있는 별도의 라운지를 꾸몄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2월 확장 이전한 대전전시장에서 미술전시회,패션쇼,음악회 등을 개최한다. 옆에는 골프연습실 수면실 비즈니스센터 카페 등을 두루 갖춘 휴식공간도 마련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