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이 든 탤크를 사용한 의약품 중에서 지난 4일 이전에 제조된 제품을 보유 중인 국민들은 이를 약국에 갖고 가 환불이나 교환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가족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2일 대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한국제약협회 등 관련 단체와 협의를 통해 석면 오염 우려 의약품에 대해 환불이나 교환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지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식약청은 지난 4일 탤크에서 석면을 완전히 없애도록 하는 기준을 만든 바 있다.

이에 따라 제조연월일이 2009년 4월3일까지인 석면 오염 우려 의약품 중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입한 일반의약품은 모든 약국에서 환불을 받거나 4일 이후 무석면 탤크를 이용해 제조한 같은 제품 또는 동일 성분의 다른 제품으로 교환받을 수 있다. 또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도 약국에서 같은 제품으로 교환하거나 재진료를 통해 같은 성분의 다른 약을 처방 · 조제받는 것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환자가 의사로부터 재처방을 받을 경우 병원에 본인 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등 이 같은 과정에 드는 비용을 한푼도 부담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제약사와 약국은 판매금지 의약품에 대해 자발적으로 교환 또는 환불에 응해왔다.

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13일부터 병 · 의원과 약국의 전산 시스템 팝업창을 통해 알릴 예정이다. 이 같은 조치는 복지부와 식약청의 뒤늦은 대응으로 보건의료 현장의 혼선이 가중되는 데다 국민들도 혼란과 불안을 호소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식약청은 최근 점검에서 석면 탤크를 사용한 의약품 6개 품목을 추가로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존에 판매 · 유통 금지 조치를 내린 1122개 품목 중 허가 서류상에는 탤크를 쓰지 않는다고 기재했던 40개 품목 가운데 34개 품목은 서류를 위조한 채 석면 함유 탤크를 사용했지만 나머지 6개 품목은 서류에 기재된 대로 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판매 · 유통 금지 조치가 해제됐다. 이로써 모두 1122개 품목의 석면 탤크 의약품이 판매 · 유통 금지 및 건강보험 적용 중지 조치를 받는 것으로 확정됐다.

이 밖에 식약청은 새로운 기준에 따라 석면을 완전히 제거한 탤크만을 사용한 의약품이 시장에 잘 공급될 수 있도록 제조업체가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서류만 보내면 곧바로 판매를 허용키로 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