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구속)이 검찰조사에서 자신에게 돈을 줬다고 말한 내용은 모두 거짓이라고 직접 해명하고 나섰다.

지난 7일 홈페이지에 전격적으로 사과문을 게재하면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구속영장을 기각시키는 '전과'를 올린 노 전 대통령이 아들 건호씨와 부인 권양숙 여사,조카사위 연철호씨가 잇달아 소환되자 박 회장의 허위 진술 의혹을 부각시키며 '2차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은 12일 오후 자신의 홈페이지에 세 번째로 올린 글에서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이미 기정사실로 보도가 되고 있으니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박 회장이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권 여사가 아닌 노 전 대통령에게 지난 2007년 6월 100만달러를 건넸다"는 박 회장의 진술은 거짓이란 얘기다. 이에 따라 앞으로 박 회장의 진술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검찰과 노 전 대통령 간의 진실 공방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노 전 대통령은 또 "'몰랐다니 말이 돼?' 이런 의문을 가지는 것은 상식에 맞는 일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증거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고 강조해 검찰이 증거 위주로 수사할 것을 주문하는 듯한 뉘앙스를 남겼다.

노 전 대통령은 또 "저는 박 회장이 검찰과 정부로부터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진술을 들어볼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성실히 방어하고 해명을 할 것입니다"라고 밝혀 앞으로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검찰에 대한 반격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러면서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렇게 말한다는 것이 참 부끄럽고 구차하지만 도덕적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는 것과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르고 국민들에게 주는 실망과 배신감의 크기도 다르고 역사적 사실로서의 의미도 다르다"면서 자신은 100만달러를 받은 사실을 퇴임 이후에 알았음을 거듭 강조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