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이로 70세인 사공일 무역협회장에게 '나이 들었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서울대 상대 시절(58학번) 태권도부에서 단련된 몸에다 절친한 대학 동기인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와 함께 17년째 유지하고 있는 '산행모임'으로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에 두 시간씩 파이낸셜타임스,월스트리트 저널,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등을 읽으며 글로벌 경제이슈의 신조류를 꼼꼼하게 챙긴다. 그는 새로운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게 '젊음'이라고 말한다.

사공 회장의 최대 강점은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넓은 국제적인 인적 네트워크에 있다. 1993년 세계경제연구원을 설립해 거의 매달 '해외 석학 초청 세미나'를 연 것도 그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개인적 역량 때문이다.

미국의 미래학자 존 나이스빗 교수,문화비평가인 기 소르망 프랑스 파리정치대 교수,프레드 버그스텐 미국 국제경제연구소장,프랜시스 후쿠야마 존스홉킨스대 교수 등이 그의 전화 한통으로 한국을 찾는다. 석학뿐이 아니다.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파스칼 라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로버트 루빈 전 미 재무부 장관(전 씨티그룹 회장) 등 국제기구 및 주요국 경제수장들과도 가깝다.

김 교수와 함께하는 '산행모임'에는 유동길 숭실대 명예교수,남종현 고려대 교수,김영봉 중앙대 교수,이재웅 성균관대 교수 등 국내 경제학계를 대표하는 학자들이 참여,매주 청계산에 오른다. 사공 회장은 요즘 너무 바빠 이 모임에 자주 빠지지만 매일 퇴근 후 집앞에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을 열 바퀴 도는 것으로 몸을 관리한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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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약력

△경북 군위 출생(1940년) △경북고 △서울대 상대 △미국 UCLA 경제학 박사 △미국 뉴욕대 교수 △한국개발연구원 부원장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재무부 장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고문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 △고려대 석좌교수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대통령 경제특별보좌관(현) △G20정상회의 기획조정위원장(현) △27대 무역협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