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하 대학교직원노조 '빅3' 중 한 곳인 단국대학교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추가로 탈퇴를 검토하는 대학이 나타나는 등 민주노총 탈퇴 여파가 다른 대학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단국대 정우성 노조위원장은 "이달 초 탈퇴 공문을 민주노총 산하 대학노조로 전달했다"며 "당분간 독자노선을 걸어갈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단국대 교직원 노조는 지난달 말 민주노총 탈퇴건을 놓고 조합원 투표를 실시,85%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정 위원장은 "민주노총 대학노조가 주요 사립대들의 현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정치 · 사회적 투쟁에만 전념하고 있다"며 탈퇴 이유를 밝혔다. 단국대 노조 조합원은 410여명이다.

단국대의 탈퇴로 민주노총 산하 대학 중 노조원 수 400명 이상 대학은 고려대와 한국외대만 남게 됐다.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다른 서울 지역 주요 대학들은 2004년을 전후로 대거 민주노총을 탈퇴해 한국노총 산하 전국사립대노조연맹을 결성했다.

빅3 중 한 곳인 단국대가 민주노총과 결별하면서 다른 대학들의 동반 탈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전국사립대노조연맹 관계자는 "최근 들어 민주노총 산하 몇몇 대학들이 가입 문의를 해 오고 있다"며 "다른 대학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사례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 대학 노조 관계자는 "2004년 당시에는 민주노총과 주요 사립대의 투쟁 방향성 차이 때문에 대거 탈퇴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 탈퇴 움직임은 민주노총의 강경 일변도 투쟁과 얼마전 불거진 도덕성 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