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쇠고기라고 해서 모두 한우는 아닙니다. '

서울시내 정육업소에서 판매하는 한우 중 약 9%는 실제 한우가 아닌 국내산 젖소나 육우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지난 2월23일부터 3월11일까지 서울시내 95개 정육점에서 한우로 팔리는 쇠고기 132건을 구매해 유전자 검사를 벌인 결과,9.1%인 12건이 한우가 아닌 것으로 판명돼 판매업소 10곳을 고발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를 보면 소비자들이 '국내산'과 한우를 착각하는 점을 악용한 수법이 많았다. 서울 응암동의 J가공은 매장에 '국내산 전문취급'이라는 표시를 걸어 놓고 국내산 젖소나 육우를 한우라고 속여 판매했다.

같은 응암동의 E업소도 '우리업소는 국내산만 취급합니다'라는 글을 붙여 놓고 국내산 젖소고기를 한우 차돌박이로 속여 팔았다. 한우는 토종 황소를 말하며,육우는 수입 생우 중 국내에서 6개월 이상 사육된 소에서 나온 고기를 뜻한다.

김경탁 서울시 원산지관리과장은 "소비자 중 상당수가 국내산 쇠고기는 모두 한우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산이라도 한우인지 또는 육우나 젖소인지 품종을 구별하고 원산지를 확인하는 구매습관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또 이번 단속에선 소비자가 원산지를 확인하기 어렵도록 제품명 하단에 성분 배합 비율과 함께 작은 글씨로 표시하거나 원산지 표시판을 제품 앞에 놓지 않고 잘 보이지 않는 구석에 비치하는 등 눈속임 수법들도 적발됐다. 서울시는 이번 점검에서 일반소비자로 가장해 물건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단속하는 미스터리 쇼핑(mystery shopping) 기법을 도입해 점검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