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면 연거푸 세 번 실패한 국가에서 미사일을 사겠느냐."

제임스 카트라이트 미국 합참 부의장은 6일(현지시간) 국방부의 2010 회계연도 예산 관련 브리핑을 한 뒤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의미있는 기술적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로켓'이 아니라 '미사일'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카트라이트 부의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두 갈래로 봐야 한다"면서 "하나는 대량살상무기(WMD)를 실어나를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다른 하나는 이를 잠재적으로 확산시키고 전 세계에 판매하려는 북한의 야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CBM 개발 능력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지난 두 차례의 실패를 경험한 후 이번에 추구한 기술은 추진체의 단계를 높이는 기술이었다"며 "그러나 그들은 이번에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 확산 문제를 언급하며 "세 번이나 실패하고,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 나라에서 당신이라면 (미사일을) 구입하겠느냐"고 답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만한 수준에 도달할 정도로 위협적이지 않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셈이다.


한편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예산 가운데 고가의 첨단무기 사업부문 예산을 대폭 삭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계획안은 △미사일 방어(MD) 예산을 100억달러에서 86억달러로 14억달러 감축하고 △록히드 마틴이 제작하는 F-22 '랩터' 전투기는 187대까지만 주문한 뒤 중단하며 △총 150억달러 규모의 신형 구조용 헬기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130억달러에 이르는 대통령 헬기 프로그램도 중단하는 내용을 담았다. 반면 F-22 대신 스텔스 통합공격 전투기인 록히드 마틴의 F-35 관련 예산은 대폭 늘리기로 했다. 게이츠 장관이 요청한 5340억달러의 국방예산안은 의회 승인 절차를 밟아 실행된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