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4분기에도 회복 어렵다

월가의 대표적 투자자 중 한 사람인 조지 소로스가 미국 경제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소로스는 6일 미국 로이터 파이낸셜 텔레비전에 출연, "구제금융을 받은 미 은행들이 미국 경제의 생혈을 빨아먹는 '좀비'로 변하고 있다"며 "이들이 경기침체를 장기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소로스는 "미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자칫 일본식 저성장과 고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며 "올 3분기에도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2010년에는 성장과 관련해 뭔가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것은 대다수의 경제학자들의 의견과는 상이하다. 최근 실시된 로이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미국경제가 올 3분기쯤 마이너스 성장을 멈추고 4분기쯤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로스는 "미 은행들이 기본적으로 지급불능 상태"라며 "미 주택시장의 회복은 경제침체를 빠져나오기 위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 소로스는 "공공민간투자펀드가 시행될 예정이지만 이것이 미 은행들이 신용을 창출한 만큼 충분한 자본을 확보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이 다양한 수익구조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충분한 이익을 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년 전 소로스는 글로벌 손실이 최대 1조 달러까지 기록할 것이라고 예견했고, 실제로 유럽 은행들은 그의 의견과 근접한 7000억달러의 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한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케빈 워시 이사도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투자 회동에 참석해 "미 경기침체가 몇 분기 안에 괄목할만한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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