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흔적만 남긴 '지움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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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련씨 금호미술관서 개인전
한국화가 송수련씨(63 · 중앙대 교수)의 개인전이 9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소격동 금호미술관에서 열린다. 송씨는 그린다기보다는 지운다는 역설적인 방법을 통해 예술을 뽑아낸다.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를 지우면서 자연의 흔적으로 남기려는 화법을 자주 활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른바 '지움의 미학'이 여기에서 나온다.
문공부장관상(1978년)과 석주미술상(2004년)을 받은 송씨는 전통 한국화의 발묵 효과에 담긴 운치를 현대적인 추상화 기법으로 되살려내는 작가. 1980년대 단색 추상회화 '관조'시리즈를 거쳐 2000년대부터 현재까지 화면을 흐릿하게 지워낸 비구상 작품 '내적시선'시리즈를 선보였다.
그의 '내적시선'시리즈는 지워진 듯한 형상,기교를 감춘 듯한 세련된 붓질 등을 통해 자연의 본질을 담아낸 작품.긁힌 자국,반복되는 점,식물의 줄기 같은 가녀린 흔적 등은 '시간'과 순환하는 '자연'과의 유기적 관계를 상징한다. 전통 한지의 물성을 살려 뒤쪽에서 다양한 이미지의 색감을 밀어넣어 앞쪽에 드러나게 하는 기법(배채법)을 사용한 것도 이채롭다.
작가는 "경기도 용인 작업실에서 하루 12시간씩 캔버스와 마주하며 숲,발판,바람결,햇살 등의 형상을 마음의 눈으로 지워간다"며 "내 작업은 존재에 대한 지워짐의 '알리바이'라고나 할까. 단순히 없애는 게 아니라 '본질'만을 남기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관조의 본질'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구체적인 형상을 지워가는 방식의 작품 40~50점이 걸린다. (02)720-5114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문공부장관상(1978년)과 석주미술상(2004년)을 받은 송씨는 전통 한국화의 발묵 효과에 담긴 운치를 현대적인 추상화 기법으로 되살려내는 작가. 1980년대 단색 추상회화 '관조'시리즈를 거쳐 2000년대부터 현재까지 화면을 흐릿하게 지워낸 비구상 작품 '내적시선'시리즈를 선보였다.
그의 '내적시선'시리즈는 지워진 듯한 형상,기교를 감춘 듯한 세련된 붓질 등을 통해 자연의 본질을 담아낸 작품.긁힌 자국,반복되는 점,식물의 줄기 같은 가녀린 흔적 등은 '시간'과 순환하는 '자연'과의 유기적 관계를 상징한다. 전통 한지의 물성을 살려 뒤쪽에서 다양한 이미지의 색감을 밀어넣어 앞쪽에 드러나게 하는 기법(배채법)을 사용한 것도 이채롭다.
작가는 "경기도 용인 작업실에서 하루 12시간씩 캔버스와 마주하며 숲,발판,바람결,햇살 등의 형상을 마음의 눈으로 지워간다"며 "내 작업은 존재에 대한 지워짐의 '알리바이'라고나 할까. 단순히 없애는 게 아니라 '본질'만을 남기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관조의 본질'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구체적인 형상을 지워가는 방식의 작품 40~50점이 걸린다. (02)720-5114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