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도 두드려야 하지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투자는 위험(리스크)과 기대수익의 함수다. 얼마나 많은 위험을 감수하느냐에 따라 수익률도 달라진다.
눈에 흙이 들어와도 원금은 절대 까먹을 수 없다는 생각이라면 원금은 보장되지만 수익률이 낮은 은행의 적금이나 예금을 택하면 된다. 채권도 원리금을 떼일 염려가 없는 국고채 투자만 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주변 상황이 녹록치 않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해 10월 연 5.25%였던 기준금리를 2%로 끌어내리면서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연 3%대로 떨어졌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9%였으니 이 정도 금리에 돈을 넣어두면 가만히 앉아서 손해보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금융시장에 해빙 무드가 감도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안전자산만 좇을 일은 아니다.
실제 최근 들어서는 주식이나 신용등급이 다소 낮은 회사채로도 자금 물꼬가 트이고 있다. 연초만 해도 'AA+' 이상 초우량 회사채에만 관심을 기울이던 개인투자자들도 신용등급은 조금 낮지만 수익률이 높은 'BBB+'급 채권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최근 동양종금증권이 개인들에게 300억원 규모로 판매한 만기 1년6개월의 연 8%짜리 한화건설(BBB+)이나 2년 만기로 연 7.6%의 이자를 주는 현대산업개발(A+)의 회사채는 큰 인기를 끌며 전량 팔려 나갔다.
증권사 ELS(주식연계증권)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지난해 9~10월에는 원금보장형 일색이었지만 지난달에는 기대수익률이 조금 높은 원금 비보장형이 전체의 87%를 차지했다.
노평식 동양종금증권 팀장은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리스크도 멀리만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위험이라면 어느 정도 떠안는 것을 고려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