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에서 25곳가량 지정될 예정인 자율형사립고는 면접을 따로 보지 않는 '내신+추첨형'으로 학생을 선발할 가능성이 높다.

1일 서울시교육청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이달 중으로 자율형사립고 선발 방식을 정해 공고한 뒤 학교들로부터 자사고 전환 신청을 받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선발 방식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중학교 내신이 일정 수준 이상인 학생을 대상으로 지원받아 추첨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9일 한국교육개발원이 제안한 자율형사립고 학생 선발 방안 세 가지 중 '일정 수준 이상 내신을 기록한 학생들의 지원을 받아 추첨'하는 방안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교육개발원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지원받아 추첨(1안) △일정 수준 이상 내신을 기록한 학생들의 지원을 받아 추첨(2안) △1차 학교장 추천과 내신,2차 면접으로 학생을 추린 후 추첨(3안) 하는 세 가지 선발 방식을 제안했다. 그동안에는 국제중 선발과정과 동일한 3안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시교육청이 자사고 학생 선발에서 면접을 제외하려는 이유는 국제중의 경우 면접과정이 사교육 유발 효과가 크다는 지적이 많은 데다 공정성 · 투명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어서다. 초등학생을 뽑는 국제중에서는 내신성적을 점수화해 반영하기가 쉽지 않지만 고등학교에서는 중학교 내신으로 우수학생을 어느 정도 추릴 수 있어 추가 면접이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또 "학생을 추리기 위한 내신성적 범위는 학교에서 스스로 결정하되,상위 1%만 뽑는다는 식으로 지나친 제한을 두는 것을 막기 위해 시교육청 차원에서 '한도'를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상이 실현될 경우 중학교 내신의 중요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또 다른 사교육 열풍을 불러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각 학교들이 서로 다른 지원 자격을 설정할 경우 더 높은 기준을 제시하는 학교일수록 '우수학교'로 꼽혀 결과적으로 학교 간 줄세우기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