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서 5000만달러 규모의 일감 수주가 임박했습니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수주하는 서비스 사업으로는 유례를 찾기 힘든 금액입니다. "

김종훈 한미파슨스 회장(60)은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미파슨스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리비아 CM(건설사업관리) 프로젝트는 사실상 계약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미파슨스가 계약을 앞두고 있는 이 사업은 리비아 제2도시인 벵가지에 들어설 주택 2만5000여가구 규모의 신도시 조성사업에 대한 CM을 해주는 프로젝트다. CM이란 정부나 지자체 등 발주자를 대신해 건설공사의 기획부터 설계,시공,준공 후 사후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 · 감독하는 서비스업이다. 그만큼 전문성과 노하우가 없으면 수행하기 힘들어 미국 등 선진국 업체들이 독식해 온 분야다.

이 회사는 지난해 1만가구 규모의 주택단지 건설 CM을 3000만달러에 따낸 데 이어 이번에 추가로 1만가구 규모의 CM을 또다시 맡게 된다.

김 회장은 이달 중순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최대 규모의 쇼핑몰인 '월셔 후버 쇼핑센터' 신축공사 CM 계약을 맺으며 CM의 본고장으로 일컬어지는 미국 진출에도 성공했다.

김 회장은 "조만간 알제리에서 한국토지공사와 함께 4개 신도시를 조성하는 CM 사업에 입찰할 예정"이라며 "유가 하락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두바이와 쿠웨이트를 제외한 다른 중동국가 건설시장은 크게 침체되지 않은 만큼 올해도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많은 일감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일본과 유럽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그는 "해외 사업을 대폭 확대해 한미파슨스를 현재 세계 40위권에서 2015년까지 10위권의 CM기업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