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처럼 돈을 풀어 회사채를 직접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펼 것임을 시사했다.

ECB의 루카스 파파데모스 부총재는 26일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앙은행이 회사채를 사는 것이 정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그는 하지만 “(ECB) 이사회가 그렇게 개입할 필요가 있는지,있다면 언제 어떤 식으로 실행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CB는 그동안 더 적극적인 경기부양 조치를 취하라는 미국과 프랑스 등의 압박에도 FRB처럼 직접 채권을 매입하는 조치는 주저해왔다.앞서 FRB는 지난 18일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경기회복을 꾀하기 위해 1조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풀어 장기 국채를 직접 사들이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파파데모스 부총재는 미국 기업은 채권시장을 통한 직접 금융에 적극적인데 반해 유럽의 경우 은행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ECB가 채권을 매입하는 효과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CB는 금리인하 정책도 병행할 전망이다.ECB는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2.75%포인트 낮춘데 이어 내달 2일 회의에서도 연 1.0%로 0.5%포인트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캐피털 이코노믹스 관계자는 ECB의 양적완화에 대한 입장 선회에 대해 “추가 부양책의 타이밍을 놓칠 경우 침체에서 헤어나는 시간이 (미국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