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씨티그룹의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3820만달러(약 538억원)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최근 밝혀져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월가 CEO보다 수십배 많은 수입을 챙기면서 여론의 시선에 당당한 사람들도 있다. 바로 헤지펀드 매니저들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 소득조사업체인 알파 서베이의 자료를 인용,지난해 헤지펀드 매니저의 소득 랭킹을 공개했다.

1위는 미분 기하학을 전공한 수학 교수 출신으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를 운영하는 제임스 사이몬스가 차지했다. 그의 지난 한 해 수입은 무려 25억달러(3조4575억원).월가 수위인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 연봉(5480만달러)의 45배가 넘는 액수다.

주택시장 거품 붕괴를 예측해 대박을 터뜨리며 2007년 소득 1위에 올랐던 존 폴슨 폴슨앤드코 창립자가 이번엔 2위로 내려앉았다. 2007년 37억달러(5조1000억원)에 달했던 그의 수입은 20억달러로 줄었다. 헤지펀드 센토러스 에너지를 세운 35세의 존 아널드가 15억달러를 챙기며 업계 대부인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소로스 회장은 11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이어 5~8위는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트 대표(7억8000만달러) △브루스 코브너 캑스톤어소시에이츠 회장(6억4000만달러) △데이비드 샤우 DE샤우&컴퍼니 회장(2억7500만달러) △소로스 최고 투자참모 출신인 스탠리 드러큰밀러(2억6000만달러)가 각각 차지했다. 또 윈스톤캐피털을 이끄는 데이비드 하딩과 존 테일러 FX컨셉츠 대표,브리번하워드애셋을 운용하는 앨런 하워드 등 3인이 2억5000만달러로 공동 9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헤지펀드 매니저 상위 25명의 지난해 평균 수입은 4억6400만달러로 전년도의 9억달러에 비해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헤지펀드업계의 상황이 연봉에 반영된 셈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