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년 앞으로 다가온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준비작업에 빨간 불이 켜졌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사업비 상당부분을 조달키로 했던 민자유치가 지지부진한 데다 정부 지원도 기대에 못미쳐 성공 개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민간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사업자의 자기자본 조달비율을 기존 25%에서 10%로 낮추는 내용의 여수박람회 지원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했으나 근본대책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25일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와 여수시 등에 따르면 아쿠아리움 건립 등 주요 민자사업이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데다 기존 투자자들도 사업을 축소할 움직임을 보여 박람회 준비가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대회 개최 전 최종점검 기간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2011년까지 마무리돼야 할 박람회장 건립과 교통 · 숙박대책 수립 등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착공도 못하는 시설물 수두룩

아파트단지인 엑스포타운와 함께 여수박람회 3대 민자유치시설인 아쿠아리움,엑스포콘도미니엄은 아직 투자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박람회장 인근 유원지 시설도 아직 투자자가 없어 착공이 요원한 상태다.

기존 사업도 사업성 부족으로 잇달아 줄어들고 있다. 엑스포타운(1250가구)의 경우 사업자인 주택공사가 1500억원가량의 적자 예상을 이유로 사업면적을 대폭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여수시 소호동에 1700억원을 들여 43층 규모(324객실)로 건립되고 있는 초특급 호텔도 박람회 때까지 '일부 준공'으로 설계변경을 추진 중이다. 사업자인 일상해양산업은 "당초 예정했던 2011년 완공이 어렵다고 판단돼 객실과 연회장,컨벤션시설 등 박람회 때 필요한 시설을 우선 배치한 20층 규모의 호텔로 지은 뒤 나머지 23층은 박람회 이후에 증축하겠다"는 입장이다.

◆범정부 차원 지원 절실


여수시는 지난해부터 여수시내 교통개선사업 등 모두 14건의 프로젝트를 정부에 건의했으나 퇴짜를 맞았다. 최근엔 시의 관문인 석창교차로 고가도로 개설(220억원)과 버스터미널~박람회장(2.8㎞) 도로 확장 등 6건으로 줄여 재차 건의했으나 역시 냉랭한 반응만 돌아왔다. 조직위 관계자는 "여러 악재 속에서도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기 위해서는 일부 민자사업은 정부재정지원 사업으로 전환하고 숙박시설 문제는 엑스포타운 또는 미분양된 민간아파트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교통과 의료 등의 대책에도 문제가 없도록 범정부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여수=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