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 거래 늘고 가격 소폭 회복
중대형은 아직 찬바람…전문가들 "바닥 일러"


올 들어 하락세를 지속하던 서울 강북지역의 중소형 아파트 급매물이 일부 소진되면서 '소형아파트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집값이 크게 올랐다가 연말을 기점을 급락했던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 일명 '노ㆍ도ㆍ강' 트리오의 급매물이 팔리고 가격이 하락세를 멈춘 탓이다.

3월 경제 위기설이 진화되는 분위기고, 최근 강남 3개구 투기지역 해제 가능성,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 규제 완화가 잇따르며 매수 문의도 조금씩 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고점에서 10-30% 싼 소형 급매만 팔리고, 중대형은 아직 팔리지 않고 있어 '바닥'으로 보긴 이르다고 말한다.

◇ 소형 급매물 거래 '솔솔' =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소형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 상계동의 경우 지난달 말부터 급매물이 조금씩 팔리고 있다.

주공 9-14단지의 56-63㎡는 지난달 말부터 로열층 기준 1억4천만-1억5천만원짜리 급매물이 팔리고 나서 현재 1억8천만 원 이하 매물은 찾기 어렵다.

이들 주택형이 지난해 최고 2억-2억1천만 원까지 팔린 것을 고려하면 최근 팔린 급매는 최고가 대비 30%가량 떨어진 것들이다.

102㎡짜리는 3억7천만-3억8천만 원에 팔리고 나서 현재 4억 원 미만의 매물이 없다.

상계동 국제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가격이 크게 하락하더니 작년 고점에서 20-30%씩 떨어진 매물이 최근 집중적으로 거래됐다"며 "지금은 호가가 오르다 보니 매수자들이 관망하며 다시 거래가 주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봉구 도봉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서울가든 99㎡의 경우 지난해 2억6천만 원을 호가하던 것이 최근 2억3천만원짜리 급매물이 소진되고 있다.

으뜸공인 관계자는 "66㎡ 이하는 지난달 하순부터, 99㎡ 이상은 이달부터 거래가 회복되며 가격이 강보합세로 돌아섰다"며 "도봉동 일대 소형 빌라도 거래가 늘면서 가격이 회복세"라고 말했다.

노원구 중계동은 학군, 학원 수요가 몰린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급매물이 꾸준히 팔렸다.

지난해 6월 최고 6억1천만-6억5천만 원을 호가했던 청구 건영 105㎡의 경우 최근 1억 원 가까이 떨어진 5억3천만 원 안팎의 급매물이 소진되고서 현재 5억4천만-6억 원으로 호가가 회복됐다.

J공인 관계자는 "급매가 팔리다 보니 집주인 일부는 매물을 보류하고 있다"며 "이달 중순을 지나면서는 중소형이 가격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5천300여 가구의 대단지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도 소형 급매물이 소진되며 호가가 2천만 원 정도 상승했다.

79㎡는 2억5천만 원짜리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현재 2억7천만 원, 112㎡는 3억2천만 원이 소진되고 현재 3억4천만-3억5천만 원 선의 매물만 남아 있다.

행복공인 대표는 "우려했던 3월 위기설이 잠잠해져서 그런지 지난해 말부터 가격만 저울질하던 실수요자들이 서서히 매수로 돌아서고 있다"며 "최근 가격이 추가 하락을 멈추고 분양권도 팔리는 것으로 봐서 바닥을 다지는 과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중개업소는 특히 양도세 중과가 폐지됐고, 다음달께 강남 3개구가 투기지역에서 풀린다면 강남권을 시작으로 거래가 회복돼 강북까지 '훈풍'이 불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중대형은 찬밥…'바닥 이르다' = 이에 비해 강북의 중대형은 고점 대비 15-20%가량 떨어져 있는 매물도 팔리지 않는 등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다.

도봉동 동아아파트 138㎡는 지난해 초 5억5천만 원보다 13%가량 떨어진 4억8천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와 있지만 팔리지 않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임광아파트 122㎡도 지난해 최고가 6억3천만 원에서 20% 정도 빠진 5억 원짜리 매물이 나와 있지만 역시 매수자가 없다.

도봉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중소형은 실수요가 뒷받침되지만, 실물경제 침체와 소득 감소로 중대형 매수세는 눈에 띄게 줄었다"며 "경기 회복이 뚜렷해질 때까지 중대형 거래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강북의 소형 아파트 급매물이 거래가 전반적인 가격 상승세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말한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강북에서 팔린 매물은 최고가에서 20-30% 빠진 '초급매물'뿐이고, 호가가 뛰면서 다시 거래가 주춤한 상황"이라며 "경제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워서 언제든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도 "급매물 거래 건수가 많지 않고 매수자가 없는 중대형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소형이라도 최저가 급매물이 아니면 좀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s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