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의 알콩달콩 골프] (36) 맨땅에서 샷을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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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오른쪽에 놓고 부드럽게 내려쳐야
이제 슬슬 봄기운이 올라올 때가 됐네요. 저 같은 투어 프로는 항상 더운 곳만 다니기 때문에 계절을 느끼지 못하지만,그래도 봄이라는 단어는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할 만큼 좋아합니다.
그런데 날씨가 풀렸다고 해도 아직 파란 잔디 위에서 골프를 즐길 만큼 골프장 컨디션이 좋지는 않을 거예요. 잔디도 아직은 황금색일 것이고요. 이런 컨디션에서 골프를 할 때에는 한두 번씩 맨땅에서 샷을 하게 됩니다.
맨땅에서의 샷은 볼을 정확하게 맞혀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요령만 제대로 알면 이것보다 쉬운 샷이 없습니다. 이번 주에는 맨땅에서 샷을 하는 요령을 알아보도록 할게요.
맨땅에서 샷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볼 위치입니다. 평소의 볼 위치보다 볼 한 개 정도 오른쪽으로 옮겨야 합니다. 그래야 다운블로의 궤도로 볼을 맞힐 수 있기 때문이죠.클럽은 평소에 쓰던 클럽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그립을 짧게 쥘 필요는 없습니다. 여기까지 제대로 되었다면 일단 뒤땅의 걱정은 없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스윙은 부드럽게 하세요. 리듬을 타듯 백스윙해야 다운스윙 때 볼을 정확하게 맞힐 수 있거든요. 이때 명심해야 할 점이 있어요. 머리를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백스윙 톱에서 제 머리 위치는 어드레스와 동일한 위치입니다.
스윙을 하면 머리가 자연스럽게 오른쪽으로 옮겨집니다. 하지만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머리의 위치를 처음부터 끝까지 고정한다는 마음으로 샷을 해야 합니다.
다운스윙으로 내려올 때는 날카로운 예각으로 샷을 해야 합니다. 손목의 코킹을 허리 위치에 올 때까지 유지해야 날카로운 각도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클럽 헤드가 날카로운 각도로 들어오면 강한 다운블로의 샷을 할 수 있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는 것이 더 옳은 표현 같네요.
이때도 한 가지 주의하실 점이 있어요. 임팩트 때부터 팔로스루에 이르기까지 왼 손목이 꺾이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왼 손목이 꺾이지 않은 상태로 임팩트하면 완벽한 다운블로 샷을 할 수 있어 임팩트 때에 클럽 헤드가 볼부터 맞히는 데 도움을 줍니다. 볼의 앞쪽에 디보트홀이 생기고,낮고 긴 팔로스루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제대로 샷이 이뤄졌다면 볼은 평소보다 약간 낮은 탄도를 그리며 날아갑니다. 볼부터 정확하게 맞히는 샷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스핀이 강하게 걸리고요. 따라서 그린 위에 볼이 떨어진 후에도 볼은 멀리 도망가지 않습니다.
이 샷은 맨땅뿐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응용할 수 있습니다. 완전히 같진 않지만 페어웨이 벙커에서도 비슷한 원리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요령만 알고 있어도 간단히 할 수 있는 샷이고,응용범위가 넓기 때문에 꼭 익혀두시기 바랍니다. 모처럼 봄바람을 쐬러 필드에 갔다가 좋은 기분을 망쳐서는 안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