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선 한자 배우기와 영어 학습 열풍이 불고 있다. 자칫하면 틀리기 쉬운 한자 이야기와 영어로 된 오바마 연설문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석권하고 있다.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는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읽을 수 없는 틀리기 쉬운 한자(讀めそうで讀めない間違いやすい漢字)》는 판매부수 40만부를 훌쩍 넘었다. 1년 전부터 조금씩 팔려온 이 책의 판매율이 얼마 전부터 급상승 곡선을 그린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해 11월 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한자를 잘못 읽어 빈축을 산 것이 기폭제였다. 모교인 각슈인대학에서 치러진 중 · 일 친선행사에서 기념 연설을 하던 중 아소는 "1년 동안 이처럼 빈번(頻繁)하게 정상이 왕래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적힌 연설문을 읽는 도중에 '빈번'이라는 한자를 '번잡(煩雜)'이라고 잘못 읽어 꼬투리를 잡혔다.

이처럼 유명 인사의 한자 실력이 구설수에 오르자 전국적으로 한자 읽는 방법을 다룬 책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연예인들이 참가해 한자 실력을 검증하는 프로그램인 '퀴즈 헥사곤2'와 'Q사마'가 한자 배우기 열풍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고교 입시와 대학 입시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와 함께 한자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학생과 노인까지 한자 배우기에 가세했다. 출판 · 서점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한자 열풍이 당분간 꺼지지 않을 전망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바마 신드롬도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다. 오바마 자서전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책들이 연일 기록적인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리스닝 교재인 《오바마 연설문》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일본과 같은 비영어권 국가에서 영어권 학습교재가 붐을 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CD와 어휘집이 딸린 《오바마 연설문(對譯 オバマ演說集)》은 쉬운 단어와 문장으로 이뤄져 있어 영어에 서투른 사람도 쉽게 공부할 수 있다. 또 관련 단어를 해당 페이지에 모두 수록해 바로 듣고 바로 해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을 펴낸 출판사는 오바마의 취임식 연설문을 담은 책을 출판하기 위해 번역가 4명을 미리 고용했고,취임식 3일 후에 책을 내놓는 기민함을 보였다.

그 결과 《오바마 연설문》은 최근 석 달간 48만부나 팔리며 오바마 대통령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양원곤 엔터스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