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어려운 경제에 시달리는 국민들에게 단비가 되고 있다. 18일 일본과의 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WBC의 인기에 편승해 증권사들도 WBC를 빗댄 증시 분석이나 전망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상승의 가장 큰 원동력인 원·달러 환율은 멕시코전 홈런포에 비견될 수 있고, 해외 금융기관의 실적관련 발언이나 이에 따른 금융주의 탄력적인 주가 흐름은 환상적인 계투진과 비슷하다"고 호평했다.

이 연구원은 "환율이 1400원을 테스트하는 수준으로 내려왔는데, 정부 관계자의 언급대로 무역수지 개선이 뒤따르고 금융 리스크 완화가 이어진다면 외환시장의 '불방망이'가 앞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세번째 만나는 1200선이 마치 WBC에서 3번째로 맞닥뜨리는 일본과 같이 어려운 상대라며, 이 모두를 이기기 위해서는 기존의 카드가 아닌 새로운 카드가 필요하다고 이 연구원은 지적했다.

NH투자증권은 뜻은 다소 다르지만, WBC라는 용어를 빌려 '한국 증시가 WBC를 극복했다'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냈다.

여기서 WBC란 바로 불안심리(Worry), 파산공포(Bankruptcy), 통화위험(Currency)이다.

김형렬 연구원은 "이번 증시 상승은 환율 등 금융지표의 안정에 의한 안도랠리"라며 "은행권 지원 기금 마련과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제약 등 유동성 장세 여건이 강화되면서 하락폭이 컸던 은행, 증권 등에 매수세가 집중돼 추가 상승 기대감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경기침체와 기업들의 이익감소가 진행되고 있어 추세적인 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조급한 생각이지만 단기 반등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조선, 건설, 운송업종의 선순환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