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로 흔들리는 남미 좌파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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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급락에 빈부차 확대로 사회불안 고조
베네수엘라ㆍ칠레ㆍ아르헨 등 정국 재편 조짐
베네수엘라ㆍ칠레ㆍ아르헨 등 정국 재편 조짐
올해로 우고 차베스 대통령 집권 11년째를 맞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현 정권을 보는 눈길은 요즘 싸늘하다.
차베스 대통령은 석유회사를 국유화하고 성장보다는 분배에 주력하는 등 사회주의 개혁에 주력했다. 하지만 이 같은 모델은 작년 하반기 이후 유가가 급락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변변한 산업 기반이 없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성장률 급락과 빈부격차 확대 등으로 적지 않은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경제위기의 파도가 좌파 정권이 주도해온 남미의 정치 판도까지 거세게 흔들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8일 경제위기로 올해 예정된 칠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의 대선 및 총선이 현 좌파 정권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루과이와 칠레에서는 각각 10월과 12월에 대선이 치러지며,아르헨티나는 10월에 총선이 예정돼 있다. 또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중도좌파가 집권한 파라과이 정권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던 시절에는 보유자원을 국유화한 뒤 이를 분배 확대에 쓰는 남미 좌파 정권의 모델이 통했지만 경제위기로 이 같은 모델의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다.
이들 남미 4개국은 모두 원자재 및 농축산물 수출로 부를 쌓아왔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데다 신용경색까지 겹치면서 올해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미의 모범 경제국으로 꼽혔던 칠레는 지난 1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4% 줄어들고,경제활동지수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칠레 정부는 지난해 3.4%였던 성장률이 올해는 2~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지만 민간 경제기관들은 -1~1%로 추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보조금 지급 확대,공공사업 확충,세금 감면 등 대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효과는 미지수다. 악화된 경제 상황 때문에 올 12월 대선에서 중도좌파 연립여당인 콘세르타시온의 승리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연립여당 후보로 유력한 에두아르도 프레이 전 대통령은 경제 문제 논쟁을 피하고 있으며,여론조사 지지율 1위인 기업인 출신 야권 후보 세바스티안 피녜라는 정부의 경제 관련 실정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우루과이도 지난해 10.6%라는 높은 성장률로 주목받았지만 올해는 3%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좌파 정권 재창출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쇠고기 수출과 관광업,금융업 등이 주력인 우루과이는 1월 수출이 8.1% 감소했다는 소식에 집권 중도좌파 연합체인 확대전선(FA)의 지지율이 60%에서 40%로 급락했다.
아르헨티나 총선 역시 경제가 최대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1%였던 아르헨티나 성장률은 올해 4%(민간 전망 -2.7~1%)에 그칠 전망이다. 1월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올해 민간연금 펀드 국유화 등으로 조성된 자금 220억달러 이상을 경기부양에 쓸 예정이지만 30% 미만으로 반토막난 지지율을 회복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보수우파 정권의 61년 장기 집권을 끝내며 지난해 8월 취임한 중도좌파의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도 경제위기로 충격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파라과이는 남미 최빈국 탈출의 희망을 품어왔다. 파라과이 정부는 올 성장률이 6%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민간 기관은 -1.7~-0.8%로 예상하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차베스 대통령은 석유회사를 국유화하고 성장보다는 분배에 주력하는 등 사회주의 개혁에 주력했다. 하지만 이 같은 모델은 작년 하반기 이후 유가가 급락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변변한 산업 기반이 없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성장률 급락과 빈부격차 확대 등으로 적지 않은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경제위기의 파도가 좌파 정권이 주도해온 남미의 정치 판도까지 거세게 흔들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8일 경제위기로 올해 예정된 칠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의 대선 및 총선이 현 좌파 정권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루과이와 칠레에서는 각각 10월과 12월에 대선이 치러지며,아르헨티나는 10월에 총선이 예정돼 있다. 또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중도좌파가 집권한 파라과이 정권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고공 행진을 하던 시절에는 보유자원을 국유화한 뒤 이를 분배 확대에 쓰는 남미 좌파 정권의 모델이 통했지만 경제위기로 이 같은 모델의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다.
이들 남미 4개국은 모두 원자재 및 농축산물 수출로 부를 쌓아왔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데다 신용경색까지 겹치면서 올해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미의 모범 경제국으로 꼽혔던 칠레는 지난 1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4% 줄어들고,경제활동지수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칠레 정부는 지난해 3.4%였던 성장률이 올해는 2~3%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지만 민간 경제기관들은 -1~1%로 추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보조금 지급 확대,공공사업 확충,세금 감면 등 대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효과는 미지수다. 악화된 경제 상황 때문에 올 12월 대선에서 중도좌파 연립여당인 콘세르타시온의 승리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연립여당 후보로 유력한 에두아르도 프레이 전 대통령은 경제 문제 논쟁을 피하고 있으며,여론조사 지지율 1위인 기업인 출신 야권 후보 세바스티안 피녜라는 정부의 경제 관련 실정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우루과이도 지난해 10.6%라는 높은 성장률로 주목받았지만 올해는 3%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좌파 정권 재창출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쇠고기 수출과 관광업,금융업 등이 주력인 우루과이는 1월 수출이 8.1% 감소했다는 소식에 집권 중도좌파 연합체인 확대전선(FA)의 지지율이 60%에서 40%로 급락했다.
아르헨티나 총선 역시 경제가 최대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1%였던 아르헨티나 성장률은 올해 4%(민간 전망 -2.7~1%)에 그칠 전망이다. 1월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올해 민간연금 펀드 국유화 등으로 조성된 자금 220억달러 이상을 경기부양에 쓸 예정이지만 30% 미만으로 반토막난 지지율을 회복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보수우파 정권의 61년 장기 집권을 끝내며 지난해 8월 취임한 중도좌파의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도 경제위기로 충격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꾸준히 성장해온 파라과이는 남미 최빈국 탈출의 희망을 품어왔다. 파라과이 정부는 올 성장률이 6%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민간 기관은 -1.7~-0.8%로 예상하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