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주식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투자자들이 불확실성·불투명성에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입니다.

씨티그룹과 뱅크어브어메리카(BOA),AIG 등 세계 굴지의 대형 금융사가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믿을 곳은 아무 곳도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졌습니다.

규모가 클수록 모기지 및 소비자 관련 금융 자산이 많습니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연체가 늘면서 이들 자산은 부실화될 우려가 있습니다.GE캐피탈은 소비자 금융자산을 포함해 총 637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자산이 부실화되면 그만큼 자산 상각이 늘어나 손실이 커지게 됩니다.

이에 대비해 GE는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3,4분기 배당을 줄여 90억 달러의 현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 미래 발생할 손실에 대비해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한 것인데도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더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조만간 대규모 증자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데다 신용등급 하락 우려도 커졌습니다.자산 부실화 가능성에 대한 명쾌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투자자들의 불만입니다.

그래서 주식을 내다 파는 것인데요.GE의 주가는 지난 1년 새 80% 폭락했습니다.GE가 발행한 채권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의 스프레드도 최근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그만큼 부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의 마음을 되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GE캐피털을 포함해 대형 은행들이 자산을 확 줄이거나 자산의 건전성을 명확히 제시해야 하는데,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어떤 방법도 동원하기 어려운 상황이입니다.

이날 GE의 케이스 셰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주가 하락이 과도하고 GE캐피털의 추가 자본 투입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지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는 역부족합니다.

증권사들은 GE에 악재로 작용했던 각종 요인들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매도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익원 뉴욕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