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중국 관련주들이 5일 일제히 하락 반전했다. 이날 개막된 중국 전국인민대표자대회에서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자 실망 매물이 쏟아진 탓이다.

하루 전 9% 가까이 급등하며 증시 반등을 이끌었던 기계업종지수는 이날 937.93으로 2.62% 떨어지며 하루 만에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두산인프라코어가 2.68% 하락했고 두산중공업도 거래량이 급증한 가운데 3.81% 밀려났다. 현대중공업(-3.00%) 대우조선해양(-6.31%) STX엔진(-3.06%) 현대상선(-4.97%) 등이 줄줄이 하락하면서 운수장비와 운수창고업종지수도 2%대의 약세를 기록했다.

중국 관련주들이 힘을 잃으면서 초반 오름세를 타던 코스피지수도 결국 1.08포인트(0.10%) 하락한 1058.18로 거래를 마쳤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자바오 총리가 밝힌 정책이 대부분 이미 알려진 내용인 데다 당초 4조~8조위안으로 예상됐던 재정적자 확대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단기 급등한 관련주들에 대한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내수를 중심으로 한 것이어서 국내 중국 관련주들이 실질적으로 입을 수 있는 수혜의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변종만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GDP 대비 비중이 38%에 이르는 수출의 경우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17%나 급감했다"면서 "글로벌 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있어 중국의 '나홀로 성장'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경기부양책 발표 이후 하락 반전했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장 막판 낙폭을 모두 만회한 후 결국 22.96포인트(1.04%) 오른 2221.07로 거래를 마쳤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