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LG 쿠키폰을 따돌리기 위해 나선다.

한 외신이 삼성전자가 출시 준비 중인 휴대폰 GT-S5600을 들어 최근 보도한 내용이다.

쿠키폰은 LG전자가 지난해 10월 유럽시장에서 보급형으로 내놓은 풀터치폰으로, 넉달여만에 100만대 판매의 밀리언셀러에 오른 히트제품이다. LG전자는 이달 중 국내에서도 50만원대 후반 가격에 쿠키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햅틱폰으로 국내에서 터치폰의 아성을 구축한 삼성전자가 LG전자에 비해서는 뒤늦게 준비하고 있는 보급형 모델이 S5600이란게 외신과 해외 업계의 관측이다.

이 제품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통해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전시한 모델은 아니며, 해외 바이어 등에게 출시 예정 제품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이 제품의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외신은 S5600이 러시아 시장에 먼저 출시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업계 관계자도 "LG 쿠키폰이 이달 중 출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 중에는 삼성도 보다 저렴한 풀터치폰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전자 입장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초 LG전자는 프라다폰과 뷰티폰을 앞세워 풀터치폰 시장을 선점했지만 뒤늦게 출시된 햅틱폰에 따라잡히며 주도권을 내준 바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시장을 만들면 삼성전자가 이를 뒤따라온 경우가 많았다"며 "올해는 보급형 쿠키폰과 함께 프라다폰2와 아레나폰 등으로 라인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일단 공개된 외관을 두고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터치위즈 UI(사용자환경)가 탑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카메라와 음악 재생, 블루투스 기능들도 기본적으로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계에서는 풀터치폰 시장에서 중저가의 보급형이 확대되는게 당연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경제 위기 상황이 이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제조업계 관계자는 "과거 슬라이드폰이나 카메라폰도 처음에 고가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중저가로 내려왔다"며 "풀터치폰에 대한 수요가 큰데도 가격 부담 때문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소비자를 위한 보급형 시장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호 로아그룹(모바일 시장분석기관) 선임연구원은 "풀터치폰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아직 메인스트림은 아니다"며 "경기 침체와 맞물려 올해 하반기 이후 보조금을 포함해서 30만~40만원대 풀터치폰이 나오면 대중화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종균 삼성전자 DMC부문 무선사업부장 부사장은 지난달 MWC를 앞둔 기자간담회에서 "풀터치스크린폰은 휴대폰 사용자들에게 카메라, 뮤직, 비디오, GPS, 게임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경험을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춘 풀라인업으로 1위를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풀터치폰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했으며, 시장조사기관 SA는 풀터치폰 시장 규모가 지난해 3700만대에 이어 올해는 6700만대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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