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의 알콩달콩 골프] (34) 펀치샷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볼을 오른쪽에 놓고 낮고 긴 폴로 스루를
저는 지금 미국 LPGA투어 HSBC여자챔피언스 출전차 싱가포르에 와 있습니다. 지난주 태국 대회도 덥고 습했는데,싱가포르는 한술 더 뜨는 것 같아요. 일기예보에는 대회기간 내내 번개를 동반한 비바람이 분다고 하더라고요. 첫 두 대회부터 날씨 때문에 컨디션 조절이 좋은 성적의 관건으로 떠올랐어요. 한국경제신문 독자 여러분의 응원 부탁드릴게요.
어쨌든 이렇게 비바람이 세찬 날씨에서는 '펀치(punch) 샷'(손목작용을 최대한 살려 볼을 낮은 궤도로 보내는 기술샷)이 아주 유용한 무기가 됩니다. 탄도가 낮은 샷이어서 바람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입니다. 특히 맞바람 상황에서 바람에 밀리지 않고 핀을 공략할 수 있어 아마추어 골퍼들도 익혀두면 쓸모있는 무기가 될 것입니다.
맞바람 강하게 불땐 한 두 클럽 긴 것 잡은뒤
자신있게 휘둘러 주어야
바람이 부는 날에 정상 탄도로 공략을 하면,뒷바람에서는 아무리 바람이 세게 불어도 두 클럽 이상의 거리 이득을 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맞바람에서는 세 클럽 이상 차이가 날 때도 있습니다. 아주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실제 대회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 적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펀치샷을 구사하는 요령을 알려드릴게요. 우선 펀치샷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셋업 때 볼의 위치입니다. 셋업 때 볼은 평소보다 볼 한 개 내지 한 개반 정도 오른쪽으로 옮겨야 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로프트 각도가 서기 때문에 볼을 낮게 칠 수 있습니다. 바람의 세기가 강하다면 한두 클럽 길게 선택한 후 그립을 짧게 쥐는 것이 좋습니다. 클럽 로프트 자체가 서 있는데다 볼까지 오른쪽에 놓여 있어 스윙만 잘 조절하면 효과적으로 낮은 탄도의 샷을 구사할 수 있죠.
스윙을 할 때 주의할 점이 있어요. 의도적으로 스윙을 만들어 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펀치샷 스윙을 하면,클럽 헤드는 볼을 향해 날카로운 각도로 파고듭니다. 흔히 박아서 치는 느낌이라고 표현하는데,억지로 이런 스윙을 하다간 다운스윙 때 상체가 앞으로 쏠리면서 미스샷이 나기 쉽습니다.
그냥 어드레스 때 왼발 쪽에 평소보다 체중을 더 싣고 그 상태를 유지한다는 기분으로 스윙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중심축은 처음부터 임팩트 때까지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볼이 처음부터 오른쪽으로 옮겨져 있기 때문에 이렇게 스윙하면 임팩트는 자연스럽게 내려치는 궤도에서 맞게 됩니다. 임팩트 때 손의 위치도 어드레스 때와 같이 볼 앞에 위치하게 되고요. 그 상태로 왼손등만 목표 방향으로 밀어준다고 생각하면서 스윙을 마무리지으세요. 그러면 아주 낮고 긴 폴로스루를 그리면서 사진처럼 평소보다 작게 피니시가 이뤄집니다. 평소와 같은 피니시는 낮고 긴 폴로스루를 해주지 못했다는 뜻으로 볼이 예상보다 높이 뜹니다.
끝으로 펀치샷을 구사할 때는 절대로 의심하지 않아야 합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맞바람의 강도는 생각 외로 셉니다. 한 클럽 정도 크게 쥔 것으로는 그린을 오버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긴 클럽을 쥐면 의식적으로 살살 치려는 분들이 있는데,이렇게 하면 샷은 짧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올바른 선택을 했다면 자신있게 클럽을 휘두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