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샘물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일경(옛 태창)에 지분 경쟁이 불붙었다. 주주들이 잇따라 경영참가를 선언한 가운데 몇몇 대기업이 경영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도 흘러나왔다.

일경은 3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95원 오른 7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최규복 세빈바이오 대표가 전환사채(CB) 200만주를 장외매수하며 경영참가를 선언하자 지분 경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덕이다. CB가 전환되면 최 대표는 의결권 있는 주식 2249만여주 가운데 약 8.89%를 차지하게 된다.

지난달 23일 김경임 팩시아소프트 대표가 CB 22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며 경영참여 의사를 밝힌 뒤 일주일 만에 경영진 측 주주가 지분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최 대표는 "회사의 구조조정을 도와달라는 이훈 이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한 달 전 일경에 합류했다"며 "회사의 전망이 밝다고 판단해 경영에 참여키로 결정하고 지분 매입에 나섰다"고 말했다.

일경은 속옷 청바지 등을 판매하는 오프라인 사업과 인터넷 광고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사업을 진행 중이며,지난해부터 금강산 샘물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지분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오는 13~14일 1400만주에 달하는 대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양측 지분율이 엇비슷한 상황에서 모두 일반공모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유석호 사장 등 현 경영진의 지분이 우호지분을 포함하면 30%가량 된다"며 "경영권 분쟁 위험에 노출된 상태라 대기업 등의 공격을 막기 위해 추가적 지분 매입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회사 측은 "경영권을 얻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단지 CB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일 뿐"이라며 "아직까지는 경영권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