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국내외 증시 하락 등으로 나흘째 급등세를 이어가며 1600원선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25분 현재 전날보다 17.2원이 급등한 1587.5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 증시 하락과 역외환율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아 개장과 동시에 19.7원이 급등한 159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원달러 환율은 역내외에서 매수 주문이 나오면서 장중 전고점(1596원)보다 2원이 낮은 1594원까지 올라갔으나 소폭 밀려 1590원선으로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1000선이 무너졌지만 환율이 소폭 내리면서 오전 9시25분 현재 전날보다 15.52p 하락한 1003.29를 기록하고 있으며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1.74p 급락한 337.97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96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앞서 밤사이 열린 미국 뉴욕증시는 AIG의 실적악화로 미국 정부가 추가 금융 지원에 나서는 등 금융불안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다우지수가 4% 가량 하락해 심리적 마지노선인 7000선 마저 무너졌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금년 내내 경제가 휘청거릴 것"이라고 말한 것도 투자자들의 심리 불안을 가중시켰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299.64p(4.24%) 하락한 6763.29를 기록했다. 이는 1997년 4월 이후 최저치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54.99p(3.99%) 하락한 1322.85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4.27p(4.66%) 내린 700.81을 기록했다.

미국 제조업 경기 위축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경기침체 심화 우려를 가중시켰다. 미 공급관리협회(ISM)는 2월 제조업지수가 35.8로 전달의 35.6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여전히 기준치인 50을 크게 밑돌고 있다고 발표했다. 제조업 지수는 작년 2월 이후 13개월째 계속 50을 밑돌고 있다.

이에 따라 간밤의 역외선물환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추가 상승하며 1580원대에 마감됐다. 미국 뉴욕 선물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개월물 기준으로 1573/1577원에 호가를 출발한 뒤 장중 1580원대로 상승했고 최종 호가는 1584/1589원에 형성됐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