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물매도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과거 외국인의 선물매도가 많았던 직후 지수 급락이 뒤따랐기 때문에 최근 대규모 매도가 심상치 않다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오후 1시49분 현재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1356계약을 순매도하고 있다. 무려 8일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본격적인 매도 움직임이 시작된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누적 순매수는 2만8796계약로 집계됐다. 작년 12월 만기 이후 누적 순매도는 3만9000계약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외국인 매도는 베이시스를 악화시켜 프로그램 순매도를 유발, 현물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미국 증시의 급등에 힙입어 반등했지만 프로그램 매물에 눌려 장중 하락반전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에 대해 주가 하락을 예견한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2007년 이후 외국인의 선물 누적 순매도가 3만계약을 넘은 경우는 2007년 8월10일, 2008년 6월25일, 9월29일로 총 3차례 있었는데, 각 해당일을 기준으로 주가가 10%, 13%, 35% 하락했다"며 "외국인의 투기적인 하락베팅이 모두 성공한 셈인데, 이를 감안하면 당분간 주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금과 유사한 순매도 사이클을 보였던 2007년 당시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선물을 순매도했다"며 "이에 대해 시장에서 온갖 추측이 난무했었는데, 두달 반 후 서브프라임 충격이 현실화되며 지수가 대폭락했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현재와 같이 외국인이 신규매수를 모두 정리한 뒤, 현금을 확보한 상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신규매도, 즉 하락에 베팅했다는 것이다.

심 연구원은 "추가 하락에 대한 자신감이 그만큼 큰 것"이라며 "역으로 해석하면 무언가 큰 악재에 대한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