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일까 쿠페일까. ' 폭스바겐이 내놓은 신형 CC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CC는 전세계에서 1500만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링 모델 파사트의 최고급형 라인이다. 세단의 안락함과 쿠페의 역동성을 모두 갖췄다는 의미의 '컴포트 쿠페'(Comfort Coupe)에서 이름을 따왔다. 뒤가 낮은 쿠페지만 문짝이 4개고,넉넉한 4인승이다. 이런 점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CLS와 비슷하다.

CC의 높이는 1422㎜로,파사트 일반 모델(1472㎜)보다 낮다. 정통 쿠페처럼 옆라인이 지붕을 타고 유려하게 흘렀다. 지붕이 완만한 방사선 형태의 곡선을 그리면서 옆 라인과 결합했다. 파노라마 선루프의 크기는 세로 750㎜,가로 1120㎜다. 차량 앞쪽에서 가운데 B필러까지의 모든 부분을 덮을 정도로 넓다. 실내에서도 개방감이 탁월한 배경이다. 전자동으로 작동돼 위로 40㎜까지 열렸다.

CC의 종류는 크게 3가지다. 2.0ℓ 디젤 및 가솔린 모델과 3.6ℓ 가솔린 모델 등이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3.6 V6 4모션이었다.

시동을 거니 계기판의 각종 눈금이 최대치까지 올라갔다 돌아왔다. 다이내믹한 스포츠카를 탄 듯한 기분이었다.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첨단 4륜구동 시스템이 장착됐다. 최고출력 280마력(6200rpm),최대토크 36.7㎏ · m(2750rpm)의 힘을 발휘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6.2초였다.

CC가 갖고 있는 최대 미덕은 '여유'인 것 같다.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힘이 흘러 넘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가속감은 무척 부드러웠다. 고속 주행 중 코너링도 완벽에 가까웠다.

CC에는 각종 첨단기술이 탑재됐다. 대표적인 게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ACC)이다. 주행 상황에 따라 최적화된 서스펜션 상태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장치다. 운전자가 직접 표준(Normal),스포츠(Sport),컴포트(Comfort) 등 3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자가복구 기능을 갖춘 모빌리티 타이어도 탑재됐다. 못이나 이물질로 인해 펑크가 났을 경우 타이어 내부에 있는 보호 레이어가 즉각 펑크를 메워주는 방식이다. 지름 5㎜ 이내의 이물질로 인한 펑크는 즉시 복구가 가능하다.

주차보조 시스템인 '파크 어시스트'도 기본으로 장착됐다. 주차 버튼만 누르면 차량이 스스로 운전대를 조절한다. 운전자는 기어를 바꾸고 브레이크만 조작하면 된다. 가격은 6410만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